미국,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 카드 만지작
미국,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 카드 만지작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3.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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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찬반 대립… 핵추진 잠수함 건조 주장도 탄력 전망
트럼프 정부 출범후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론 첫 언급
▲ 미국의 공중 전략 무기인 B-52 장거리 폭격기가 지난해 1월 우리 공군의 F-15K, 미군의 F-16과 함께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사진=공군 제공)

미국이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의 회의가 지난달 28일을 포함해 두 번 열렸으며 회의에선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함으로써 극적 경고 효과를 내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론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1991년 9월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 선언에 따라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전술핵무기를 철수했다.

우리나라에선 우리 국민의 생존권 보장과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한 ‘핵균형’ 차원에서 전술핵무기가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는 주장과 한반도에 미국 핵무기가 재배치되면 북한의 핵개발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불필요하다는 반대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 이상 ‘한국 핵무장론’의 논쟁은 다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는 전략핵무기와 전술핵무기로 나뉜다.

전략핵무기는 대륙간탄도급 미사일(ICBM)에 탑재되고 핵폭발 위력이 수백kt(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에 달하며 한 번 사용하면 전쟁의 양상을 뒤바꿀 수 있는 핵무기다.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폭격기 등이 전략핵무기의 주요 운반 수단이다.

전술핵무기는 국지전 등에서 전술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20kt 이하의 소형 핵무기를 뜻한다.

야포나 단거리미사일에 장착하는 핵탄두와 사람이 매고 다니다가 특정지역에서 폭발시키는 핵배낭, 핵지뢰, 핵기뢰 등이 전술핵무기에 속한다.

미국은 2015년 기준으로 180여 발의 핵무기를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의 동맹국에 배치 중이다.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의 확장억제력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전술핵무기 재배치라고 주장한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결정한다면 한국에 배치될 수 있는 것은 B61, B83 등의 핵폭탄과 열핵탄두인 W76, W78, 공대지 순항미사일(AGM-86)에 탑재하는 W80(150kt) 등이 거론된다.

이 중 B61 핵폭탄은 현재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유럽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지에 180기가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게 320~350㎏인 B61 핵폭탄은 B-52, B-2 전략폭격기와 F/A-18 전폭기, F-22 전투기 등에 장착할 수 있으며 폭발력은 350kt에 육박한다.

B83 핵폭탄도 B-52, B-2 전략폭격기, F/A-18 전폭기, F-22 전투기 등에 장착할 수 있으며 무게 1100kg으로 폭발력은 최대 1.2 Mt급이다.

W80은 B-52 장거리 핵폭격기에서 발사하는 공대지순항미사일과 핵잠수함, 이지스 구축함에서 발사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에 장착되며 폭발 위력은 150kt에 달한다.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 검토와 연계해 우리나라에서 핵잠수함 건조 주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핵잠수함의 핵연료로 사용되는 농축도 20% 미만의 우라늄은 국제시장에서 상용거래로 구매할 수 있다.

또 핵무기 개발 계획이 전혀 없음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고하고 국제사회에 선포한 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세계적으로 핵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뿐이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