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고 전 '마지막 집회'… 탄핵 찬반 총력전
헌재 선고 전 '마지막 집회'… 탄핵 찬반 총력전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3.0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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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연인원 1500만명 돌파… "탄핵돼야 봄이 온다"
태극기 측 490만명 운집 주장… "탄핵은 범죄, 각하하라"
▲ 4일 오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탄핵'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박영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눈앞에 둔 4일 서울 도심에서는 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와 헌법재판소에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19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헌재가 이르면 오는 10일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만큼 집회의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 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이날 100만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광장에 운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시작된 촛불집회 참가자 수는 이번 집회까지 통틀어 1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들은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기한 연장을 승인하지 않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강하게 비판하며 "박근혜를 탄핵하라" "황교안도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아울러 헌재가 탄핵심판 선고를 위해 평의를 시작한 국면에서 탄핵이 반드시 인용돼야 하고, 그에 따라 박 대통령이 파면돼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면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도중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와 기자간담회 등에서 발언하는 영상이 나오자 참가자들의 야유가 빗발치기도 했다.

이충재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사실상 마지막일 수도 있는 촛불집회에 대해 "부패하고 썩은 권력을 청산하고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촛불혁명이야 말로 우리가 되새기는 3·1운동이다"라고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빨간색 대형 공을 무대에서부터 굴려 내리고, 빨간색 종이에 촛불을 비쳐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레드카드'(퇴장)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본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와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헌법재판소 방면으로 행진을 했다.

퇴진행동은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되는 10일을 전후해 동력을 끌어모아 헌재를 향한 마지막 여론전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가 4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리고 있다.ⓒ박영훈 기자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도 이날 오후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6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이날 '탄핵기각' 주장을 접고 '탄핵각하'를 요구했다. 각하는 국회의 탄핵소추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집회에는 자유한국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조원진·김진태·윤상현·박대출 의원,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을 맡은 서석구·김평우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탄기국 사회자는 단상에서 집회 참가인원이 490만명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심판정에서 '막말' 변론을 해 논란이 됐던 김평우 변호사는 탄핵소추를 "사기·반역행위"라면서 "탄핵은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기각은 절대 안 된다"면서 "탄핵(소추장)은 재판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종잇장에 불과하니깐 즉시 찢어서 버려야 하고 그것을 법적으로 각하라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3시 30분께부터 대한문을 출발해 을지로입구역과 명동입구역, 한국은행 로터리 등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행진을 마치고는 2부 집회를 이어갔다.

이번 태극기 집회에서는 일부 참가자가 굵은 밧줄을 몸에 감고 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찰은 밧줄로 차벽을 잡아당길 가능성을 우려해 회수 조치했다.

오후 5시께에는 자신들이 '구국청년결사대'라고 주장하는 참가자 10명 안팎이 서울시의회 앞 대로를 가로막은 차벽을 넘어 광화문 쪽으로 가겠다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경비병력 199개 중대, 1만 5900명의 병력을 투입하고 차벽으로 양측간 직접 대면을 막았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