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아이 울음소리 사라져 가는 대한민국
[데스크 칼럼] 아이 울음소리 사라져 가는 대한민국
  • 신아일보
  • 승인 2017.03.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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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사회부 부국장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가정, 웃음소리가 사라진 놀이터, 인구 절벽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런 현실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듯 지난해 태어난 아이 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도 1.2명선이 무너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는 40만63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만2100명(7.3%) 줄었다. 출생아 수는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 1970년 이래 47년 만에 가장 적었다. 신생아 수가 크게 줄면서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 역시 7.9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합계출산율은 1.17명으로 2009년 1.15명 이후 가장 낮았다.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1.2명을 넘었지만 3년 만에 다시 1.1명대로 추락했다.

이번 출산율 통계는 지난 10년간 80조원 이상 투입된 저출산 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이젠 저출산 문제는 기존의 ‘탁상머리’ 대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저출산 현상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이들의 결혼기피 현상은 갈수록 심해져 덩달아 신생아 수가 감소할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다.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적 문제 때문이다.

20~30대는 고용불안은 물론이고 주거대책까지 막막한 처지여서 결혼과 출산을 뒤로 미룰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이슈임에도 당장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다.

여기에 대선을 앞두고 주요 대선 주자들은 저출산 문제는 뒷전이고 육아·보육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고 만 있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남성의 육아참여를 독려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육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형어린이집 설치를 확대하겠다는 입장 뿐이다.

인구는 한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적인 힘이다. 저출산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미래와 국가 존망이 걸린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는 모든 세대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일과 육아를 양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버거운 교육비 부담을 덜어 주어야만 한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 국가.기업. 국민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김종학 사회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