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즌 2', 황교안은 뜰 수 있을까?
'박근혜 시즌 2', 황교안은 뜰 수 있을까?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3.02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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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걷어차며 3주만에 반등 성공
위안부합의 등 朴정권 계승 부담
홍준표-유승민 등 예선부터 험로 예고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오른쪽 두번째)가 2일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오랜만에 웃었다.

2일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1008명의 유권자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전주 대비 3.7%p 상승한 14.6%로 안희정 충남지사(14.5%)를 제치고 전체 2위를 기록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3주 만의 반등이었다.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박영수 특검' 연장을 거부, 탄핵에 반대하고 있는 강경 보수층에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결과다.

그의 지지자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황교안 통일 대통령 만들기(황대만)' 회원 60여명은 전날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첫 모임을 갖고 황 대행의 대선출마를 본격적으로 촉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결성된 황대만은 온라인 회원만 1만8000여명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박사모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황대만으로 넘어 온 것으로 추정된다.

황 대행의 경쟁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지지율은 초라하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같은 조사에서 2.7%, 남경필 경기지사는 1.5%에 그쳤다.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순위에도 들지 못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3.5%로 황 대행을 따라 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황 대행의 순항은 계속될까?

아직은 출마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로부터 탄핵 선고를 받을 경우, 박근혜 정권 2인자로서의 황 대행도 타격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황 대행이 '최순실 국정농단'의 법적 책임은 없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정권에서 법무장관, 총리 등 승승장구했던 만큼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정권이 추진해왔던 주요 정책들을 비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것도 황 대행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일절 기념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취지와 정신을 진심으로 존중하며 실천해야 한다"는 황 대행의 발언이다.

해당 발언에 야권은 물론 범여권에서도 융단폭격을 가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잘못된 합의에 대한 황 대행의 발언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영혼에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역사관"이라며 "황 대행은 분명히 잘못된 역사관에 대해 시정하고 국민에 대해 납득할만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확장성도 한계로 지적된다.

황 대행 지지층의 절대 다수는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강경 보수층이다.

현재까지는 이들이 황 대행의 대선출마를 견인하는 동력이 되겠지만, 본 게임에 들어가서는 중도층을 끌어안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정치경험 부족이 가장 큰 난관으로 지목된다.

UN 수장을 10년이나 역임한 반기문 전 총장도 결국 한국의 정치판에 뛰어든지 20일 만에 낙마했다.

물론 지지자들은 황 대행은 반 전 총장과는 '멘탈' 자체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야권의 정치공세와 언론의 검증 국면 이전에, 홍준표 유승민이라는 보수층의 입심 좋은 주자들의 공세를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예선부터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