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 성장 '韓 비중' 갈수록↓… 기술한계·신흥국 추격 탓
반도체산업 성장 '韓 비중' 갈수록↓… 기술한계·신흥국 추격 탓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3.0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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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간 가장 큰 위험은 스마트폰 평균가격 하락"
▲ (표=KPMG 제공)

글로벌 반도체 산업성장에서 우리나라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미세화 공정기술 발전이 거의 한계에 도달한 데다 신흥국들의 추격이 저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글로벌 종합 회계·컨설팅기업 KPMG가 153명의 글로벌 반도체산업 리더를 대상으로 설문해 발표한 '반도체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올해 반도체 매출 증가에 중요하다는 답변은 12%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중요도 질문에 1∼10점 척도 중 해당 국가를 8∼10점으로 평가한 응답자의 비율이다.

한국은 2014년 36%, 2015년 25%에서 올해도 비율이 줄어들었다.

다만 순위는 6위, 5위, 6위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 김광석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중요도 하락에 대해 "반도체 기술력의 상징이었던 미세화(Scaling) 공정이 점차 한계를 맞고 있는 동시에, 신흥국들의 기술추격으로 저기술 영역의 반도체산업부터 점차 잠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반도체 성장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국가로는 미국(54%)이 꼽혔다.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차 분야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해 49%로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31%로 2위로 밀렸다.

보고서는 "제조산업 육성을 위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전략을 비롯한 경제정책이 10년 계획으로 마련돼 산업성장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과 함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한 단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중 57%는 올해 반도체산업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성장률은 1∼5%로 제한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반도체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산업의 전략적 우선순위는 '비즈니스 영역 다각화'(46%), '핵심인재육성'(31%), '인수합병(M&A)'(31%) 등이 차지했다.

향후 3년간 반도체산업에 가장 큰 위협은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의 하락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반도체산업에 가장 높은 성장 기회를 제공할 분야는 사물인터넷ㆍ자율주행 등 새로운 산업의 성장과 센서·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이 꼽혔다.

또 응답자의 절반가량(49%)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고객의 요구와 부합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효율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응답자의 40%는 이러한 연구개발 지출이 향후 성장 기회와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해 R&D에 대한 진중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정KPMG 전자정보통신반도체산업 리더인 양승열 부대표는 "성숙기에 접어든 반도체산업에서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M&A와 R&D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