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에 韓中 관계 '싸늘'… 삼성·현대, 경제보복에 촉각
사드 배치에 韓中 관계 '싸늘'… 삼성·현대, 경제보복에 촉각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3.0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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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발화 사태 넘긴 삼성
전기차 배터리 변경하는 현대
"직접적인 피해는 아직 없다"
▲ (사진=신아일보DB)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경제 보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28일 롯데그룹이 국방부와 사드 부지 관련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중국의 무분별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롯데 중국 홈페이지가 해킹 공격을 받아 마비되고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동닷컴’에 롯데마트관이 사라지는 등 직접적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똥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까지 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 1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한중 갈등이 가속화되고 있어 삼성, 현대 등도 조만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에는 직접적인 경제 보복이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매체 한 곳에서 나온 반응인 만큼 중국의 정책 변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라는 위기를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삼성전자로서는 또 다른 악재에 맞닥뜨리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6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1차 리콜을 실시하면서 중국을 대상 국가에서 제외,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월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이 마음 상하고 불편했던 것에 사과드린다”고 말했지만 완전한 신뢰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 역시 아직 사드 배치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중국 법인은 중국의 투자로 현지 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보복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에 생산 공장이 있어 국내 수출 물량이 드문 만큼 현재까지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간접적인 피해까지 피할 수는 없다. 중국 법인 베이징현대가 쏘나타PHEV가 탑재하려던 LG화학 전기차 배터리가 중국 정부의 모범기준 인증에서 탈락하면서 중국 업체 제품으로 변경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동차 출시 시점도 10개월 정도 늦춰질 전망이다.

삼성증권 변경록 연구원은 “사드배치가 구체화되는 단계마다 중국은 보다 강도 높은 보복조치로 대응해 왔다”며 “향후 중국 정부는 사드 진행상황에 따라 여론전을 통한 반한 감정 고조, 한국산 ITㆍ자동차 제품의 불매 운동을 간접적으로 전개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