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조세·준조세 지출 '사상 최대'
가계 조세·준조세 지출 '사상 최대'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3.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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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준조세' 지출, 월 42만원 선…가계형편 '힘들어'

▲ 한산한 재래시장.(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가계가 세금 등을 납부하는 데 사용한 금액이 평균 200만원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거대한 규모의 초과세수가 생긴 것과 관련해 실제로 가계의 세 부담 증가가 지표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준조세 부담까지 합치면 가뜩이나 힘든 가계형편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의 경상조세 지출은 월평균 14만3252원으로 전년에 비해 3.4% 증가했다.

경상조세란 근로소득세, 사업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정기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이고 대부분 국세다.

같은 기간 비경상조세 지출은 부동산 거래 침체 등으로 월평균 1만6925원에서 1만5509원으로 8.4% 줄었다. 비경상조세는 양도소득세와 부동산 취·등록세 등 주로 부동산과 관련해서 일시적 부과되는 세금이며 지방세 비중이 높다.

지난해 경상조세와 비경상조세를 합친 가계의 전체 조세지출액은 전년에 비해 2.1% 증가한 월평균 15만8761원이었으며 연간으로는 190만5132원에 달했다.

가계소득에서 조세지출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3.6%였다.

조세지출 부담액과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전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제일 높은 수준이었다.

'경상+비경상조세'에는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는 포함되지 않아 이를 감안하면 가계의 세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가계의 조세부담이 커진 것은 정부의 초과 세수입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242조6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4조7000억원 증가했다. 전년에 비해 증가 규모로는 역대 최대였다. 국세 수입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안과 비교하면 9조8000억원이 더 걷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국세 수입에서 초과 세수가 발생했는데 가계의 조세지출이 늘어난 것도 이 같은 요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조세 외에 준조세 부담도 사상 최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가계는 연금에 월평균 13만320원을, 고용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에 13만3552원을 각각 썼다.

이렇게 가계가 조세와 준조세에 지출한 돈을 모두 더하면 월평균 42만2633원으로 소득 대비 비중은 10%에 육박하는 9.6%로 나타났다.

조세와 준조세 등 비소비지출은 대부분 경직성 비용이어서 사전에 공제되거나 삭감할 수 없는 항목이 대부분이다.

이런 지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처분가능소득이 줄면서 가계 형편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경상조세 지출은 누진과세 구조하에서 임금 등이 상승하면서 증가했고, 사회보험과 연금 지출액은 가입자 증가에 따라 늘어났다”며 “이자비용 하락 등으로 전체 비소비지출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