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동일 전 유엔 차석대사 말레이 입국… 시신인계 요구
北리동일 전 유엔 차석대사 말레이 입국… 시신인계 요구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2.28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 “리정철 석방·북한-말레이 관계 강화 논의”
말레이 “가족에 시신인수 우선권·수사협조 요구”
▲ 북한의 리동일 전 유엔대표 차석대사.(자료사진=연합뉴스)

리동일 북한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이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리 전 차석대사는 28일 오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주말레이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리 전 차석대사는 체류기간 말레이 측과 세 가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째는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한 북한 인민의 시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이고 “두 번째는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시민의 석방 문제를, 마지막으로는 북한과 말레이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전 차석대사는 말레이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과 관련한 입장 등을 묻는 말에는 묵묵부답이었다.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이후 북한과 말레이시아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리 전 차석대사의 말레이 방문은 이뤄졌다.

양국은 김정남 시신 신원확인과 시신 인수, 북한대사관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용의자 현광성 등의 인계 문제를 놓고 부딪혀왔다.

말레이 내에선 단교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리 전 차석대사는 말레이 당국과 만나 시신 인수 문제를 협상하고, 리정철의 석방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시신의 인수는 가족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북한의 요구를 거부할 것으로 보여 양측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 경찰은 북한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북한으로 도피한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 등 북한 용의자들에 대한 수사협조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말레이 경찰은 북한이 수사협조를 계속 거부하면 현광성과 김욱일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또 말레이 검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3명 중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을 다음 달 1일 기소하고 리정철은 조만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여성용의자 2명의 독극물 공격을 받고 숨졌다. 말레이 당국은 김정남의 시신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