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길성 北외무성 부상 방중… 석탄·김정남 문제 논의할 듯
리길성 北외무성 부상 방중… 석탄·김정남 문제 논의할 듯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2.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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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에서 VX까지’ 궁지몰린 北… 中에 석탄수출 재개해 달라 설득 예상
▲ 지난 2015년 캄보디아 방문한 리길성 부상.(자료사진=EPA/연합뉴스)

북한 리길성 외무성 부상이 28일 정오께 항공편으로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날 리 부상이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대기하던 중국 정부 차량을 타고 베이징 시내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북한 고위급이 방문하면 북한대사관의 관용 차량을 이용하지만 중국 당국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외교부 초청으로 방중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외무상(장관급) 아래 여러 명의 부상(차관급)을 두고 있다.

리 부상의 중국 방문이 제3국 방문을 위한 경유 목적이 아니라 중국 당국과의 대화를 위한 것임을 시사한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작년 5월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이후 중국이 이달 초 유엔 대북제재에 따라 올해 말까지 북한에서의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달 13일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경색돼 왔다.

이에 따라 리 부상은 방중 기간에 중국 지도부의 여러 채널과 접촉해 북한 최고위층의 의중을 전하고, 중국의 의사를 타진해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석탄수입 중단으로 돈줄이 차단된 북한이 중국과의 협의를 거쳐 석탄수출 재개를 노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북한은 김정남을 맹독성 화학무기인 VX로 암살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더 큰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어 우선 중국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사망자가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말레이시아 당국이 요청하는 베이징과 마카오 거주 김정남 가족의 DNA 확인조사에 협조한다면 북한 배후설이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