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결행 두 달째… 침몰하는 바른정당
탈당 결행 두 달째… 침몰하는 바른정당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2.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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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 협상' 헛발질 계속하며 지지율 붕괴 자초
 

바른정당이 27일로 창당 한 달을 맞았다.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 39명의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이 '집단 탈당'을 결행한 지는 두 달 째다.
지난 두 달을 한마디로 규정하면 '용두사미'다.

'친박 타도'를 외치며 집단 탈당을 결행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지율은 20%를 넘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재 지지율(한국갤럽 2월 4주차 기준)은 6%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새로운 보수'를 내걸었지만 중도층 표심이 몰려있다는 수도권에서조차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 보다 못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보수 본산인 TK(대구·경북)는 물론 바른정당 대주주 김무성 의원의 안방인 PK(부산경남)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에 밀리며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바른정당의 추락 원인은 '철학과 방향이 없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친박 타도를 외치며 무작정 당을 깨고는 나왔지만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어떤 정치를 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전무했다. 

오로지 '박근혜·문재인만 아니면 누구와도 연대가 가능하다'는 아마추어적인 정치구호를 만천하에 드러내면서 그들 스스로가 임시결사체 수준임을 고백해 버렸다.

이런 원칙과 철학 없는 상황에서 만18세 선거연령인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문제 등 내부 잡음은 어쩌면 필연적인 상황이었을 지도 모른다.

특히 한국당과의 대선후보단일화 문제로 그나마 바른정당이 출범하게 된 최소한의 명분조차 스스로 걷어찼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유력 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과 합당은 안 돼도 보수후보단일화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남경필 경기지사 등은 '궤변에 다름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급기야 '하야 연대론'까지 등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와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 선고 전에 '하야'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바른정당에 몸담고 있는 32명의 현역은 지난 해 12월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주도했던 인사들이다.

그런데 이제와 탄핵 심판이 아닌 '하야'를 주장하는 자기 모순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는 셈이다. 정병국 대표 등이 나서 하야론에 제동을 걸었지만, 원내사령탑의 입에서 나온 발언을 주워 담기는 이미 늦어 보인다.

박 대통령 탄핵이 헌재에서 인용되면 한국당에 잔류하고 있던 의원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바른정당이 한국당의 강성 친박 몇 명을 제외하고 흡수 통합한다는 것이 바른정당의 애초 밑그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 반대의 결과로 치닫고 있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