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매사이트서 '제국주의 유품' 거래 횡행
日 경매사이트서 '제국주의 유품' 거래 횡행
  • 박선하 인턴기자
  • 승인 2017.02.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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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오쿠 "거래 금지 적절치 않다고 판단"
美 이베이의 '제국주의 물품 판매 금지'와 대조적
▲ (사진=일본 '야후 오쿠' 사이트 캡처)

일본 최대 규모의 경매 사이트 '야후 오쿠'에서 제국주의 시대 물건의 거래가 횡행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야후 오쿠에는 제국주의 시대 일본군을 뜻하는 '구일본군(舊日本軍)'으로 검색되는 판매 물품이 946건 게재돼 있다.

판매 중인 물품들은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비롯해 일본 국기인 일장기에 제국주의 군인들이 쓴 글이 적힌 물건들, 일본군이 사용하던 총, 칼, 군복, 가방, 비상식량이다.

현재 이 사이트에서 구일본군이 사용하던 단도는 7만5000엔(약 75만5000원)에, 제국주의 일본군이 쓰던 욱일기는 35만6000엔(악 358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전쟁 유품을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야후 오쿠는 관련 제품의 판매를 금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야후 오쿠 관계자는 이날 일본 아사히신문에 "일본군 유품의 판매를 금지하면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이 폐기될지도 모른다"며 "일률적으로 거래를 금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제국주의 시대의 물건들이 이처럼 인터넷에서 인기리에 거래되는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이후 머리를 드는 군국주의가 일본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퍼져있다는 것의 반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런 논란은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인 이베이가 관련 물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베이는 앞서 과거 일본군 유족들과 교류하고 있던 미국 민간 단체 'OBON 소사이어티'가  '유족의 기분을 고려해서 거래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이베이 측은 지난해 12월 제국주의 일본군의 유품을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면 이를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시행 중이다.

[신아일보] 박선하 인턴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