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독극물 VX, 어떤 물질이고 어떻게 썼나
김정남 암살 독극물 VX, 어떤 물질이고 어떻게 썼나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2.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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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용 물질 중 독성 가장 강해… "크림에 섞어 사용" 추정

김정남 시신에서 유독성 신경작용제인 VX가 검출됐다고 AF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AP통신도 말레이시아 경찰을 인용해 김정남의 얼굴에서 신경작용제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이 VX라는 물질은 대체 무엇일까.

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의 시신에서 검출됐다고 밝힌 신경성 독가스인 'VX'(C_11 H_26 N O_2 PS)는 지금까지 알려진 화학무기용 물질 중 가장 독성이 강하다.

무색 혹은 옅은 갈색을 띠고 있으며 냄새가 없는 액체로, 피부에 닿거나 들이마시면 몇 분 이내에 신경계통에 작용해 호흡이 멈추는 독성을 지니고 있다.

1995년 옴진리교 신자들이 도쿄 지하철에 살포해 12명이 죽고 5500여명이 부상한 사린가스보다 독성이 몇배나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옴진리교의 한 신자는 1994년 VX를 이용해 오사카(大阪)의 한 남성을 습격해 살해하기도 했다.

치사량은 쥐에 대한 정맥 주사시 7㎍/㎏이다. 사람의 경우 피부 접촉시 치사량이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보일 정도의 액체 VX가 피부에 닿으면 즉각 씻어내지 않는 한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설명하고 있다.

▲ VX의 화학식과 구조도 (사진=연합뉴스)
VX의 독성 효과는 노출된 양, 방식,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체 상태 VX에 노출됐을 경우 몇 초 내로 증상이 나타나며, 액체 상태 VX에 노출됐을 경우 수 분에서 최대 18시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점을 볼 때 액체 상태 VX가 김정남의 살해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일본 쇼와(昭和)대학의 사토시 누마자와(沼沢聡)교수(약학부 독극물부문 전문)는 산케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김정남이) 입에서 거품을 뿜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VX를 비롯한 신경가스의 전형적인 증상"이라며 "(김정남 사건도) 사망할 때까지 일정 시간이 지났다는 점에서 VX의 특징과 일치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암살범들이 붐비는 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무언가를 문지르고 사라졌을 뿐, 주변사람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았던 점에 대해 "액상형의 VX를 크림에 섞어서 사용한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