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부산 소녀상 공문' 강요 아닌 지혜 모으기 위한 것"
외교부 "'부산 소녀상 공문' 강요 아닌 지혜 모으기 위한 것"
  • 박선하 인턴기자
  • 승인 2017.02.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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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외교공관 앞 조형물 국제예양·관행 어긋나"
日 "한·일 합의 이행이 중요… 주한 대사 귀임은 아니다"
▲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말 부산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지자체에 ‘소녀상을 이전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이 확인돼 논란이 일은 가운데, 정부가 이와 관련해 국제예양을 강조한 입장을 거듭 발표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도 이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을 요구하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과 관련해 “소녀상의 위치가 외교공관의 보호와 관련된 국제예양 및 관련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인 경우에 있어서 외교공관 앞에 어떤 조형물이 설치되는 것은 국제예양 및 관행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이 같은 기준은 서울 대사관 근처 소녀상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또 최근 정부가 부산 지자체에 소녀상 관련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역사의 교훈으로 오래 기억될 소녀상을 보다 적절한 장소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 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등 관련 당사자들의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자체가 공문을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차례 표명해온 입장을 더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공문을 보낸 것”이라며 “강요하기보다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한편 일본 정부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외교부가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의 이전 취지의 공문을 부산시에 보낸 것을 언급했다.

일본 스가 장관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책임지고 실시하는 게 중요하다”며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 변함없다는 것은 한국 정부가 종전부터 표명하고 있는 것이니 앞으로도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 말했다.

스가 장관의 이런 발언은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일시 귀국’한 상황에서 한국 외교부가 관련 내용이 담긴 공문을 부산시에 보낸 것을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스가 장관은 주한대사의 귀임 시기에 대한 질문엔 “어쨌든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다.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고 일축해 한국 외교부의 공문 발송만으로 곧바로 일본 주한 대사의 귀임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일본 측에서 내세운 “소환된 주한 일본 대사의 귀임 시기는 소녀상 철거에 대한 한국의 구체적인 행동이다”는 기존 입장에서 ‘구체적인 행동’은 한국의 소녀상 철거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신아일보] 박선하 인턴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