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미무역 흑자, 부가가치로는 5분의 1 수준
韓대미무역 흑자, 부가가치로는 5분의 1 수준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2.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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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 환산으로 인한 감소폭, 일본·독일·중국 등보다 훨씬 커

▲ 미국의 국가별 총액기준 무역수지와 부가가치 기준 무역수지
미국이 대미 무역 흑자국에 통상압박에 나서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미 무역흑자를 부가가치 기준으로 보면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2일 내놓은 '미국의 무역구조를 통해 본 우리의 대미 무역전략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를 활용해 미국에 대한 무역적자를 부가가치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 345억달러에서 72억달러로 79.1%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80% 가량 가까이 줄었다는 건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교역에서 낸 실질적인 흑자가 총액기준 무역흑자의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부가가치 환산에 따른 감소 폭은 한국(79.1%)이 미국의 주요 교역국인 일본(69.3%), 독일(65.6%), 멕시코(55.9%), 중국(45.1%)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 상품의 부가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부가가치율은 63.3%로 미국(87.2%), 일본(78.9%), 독일(71.2%)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82.6%)보다도 낮았다.
 
보고서는 "한국은 원자재와 중간재의 해외조달 비중이 높고 전기·전자, 기계 등 조립가공제품의 수출 비중이 커 부가가치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응한 방어논리로 활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한미 간 교역에서 미국이 크게 손해를 봤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적자 폭이 훨씬 적고 두 나라 간 무역 불균형 또한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피력할 수 있다.
 
보고서는 "최근 우리나라의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가 커지고 있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도 한·FTA 재협상의 방어논리로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와는 별개로 우리나라 제품의 부가가치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무는 만큼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면 산업구조의 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