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전경련 탈퇴… 해체 수순 밟나
현대차도 전경련 탈퇴… 해체 수순 밟나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2.2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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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 등 4대 그룹 떠나… 차기회장도 못 찾아
▲ (자료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공식 탈퇴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가장 먼저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한 LG를 시작으로 삼성, SK 등 국내 4대 그룹 모두 전경련을 탈퇴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차가 오전에 탈퇴원을 제출했으며, 나머지는 오후에 탈퇴원을 낼 것”이라며 “11개 계열사가 오늘 중으로 전경련을 탈퇴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현재 상태의 조직과 활동을 유지하기 불가능하게 됐다. 2015년 기준 전경련이 600여개 회원사에서 걷은 전체 회비 492억원 중 77%가량인 378억원을 4대 그룹이 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전경련 탈퇴를 보류하고 주요 대기업들의 결정을 지켜보던 다른 회원사들의 탈퇴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기 회장 선임 문제도 떠오른다.

관례상 전경련은 회장단의 만장일치로 전경련 회장을 정한 뒤 이 사실을 미리 발표하고, 정기총회에서는 박수로 공식 추인하는 절차를 밟아왔다.

전경련 신임 회장 후보가 정기총회 2~3일 전 공개됐던 전례를 감안하면 늦어도 오는 23일에는 전경련의 운명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까지도 새 회장에 대한 발표가 없는 점을 볼 때 새 회장을 끝내 찾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손경식 CJ 회장은 주변에 “공식 제안을 받은 바 없고 제안 받을 것을 전제로 답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해 회장직을 수락할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 결국 회장직을 맡지 않기로 결심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전경련이 정기총회 전까지 차기 내장을 찾지 못한다면 허 회장이 임기를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전경련 정관에 최고령자가 회장 유고 시 회장대행을 맡도록 한 규정에 따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전경련을 이끄는 방안이 있지만 이조차도 본인 의사를 물어야 하므로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전경련은 오는 24일 정기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임하고 쇄신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