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총체적 난국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선언
[데스크 칼럼] 총체적 난국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선언
  • 신아일보
  • 승인 2017.02.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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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산업부장 겸 부국장
 

대한민국이 안팎으로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밖으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통상마찰, 북한의 격변(激變), 안으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침체의 늪에 빠진 경제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경제침체는 가장 큰 걱정거리다. 곳곳에서 경고음이 나오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묘연하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최근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최악’ ‘초유’ ‘뒷걸음질’ 등 암울한 말뿐이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뉴스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뉴스를 접할수록 부아가 치밀고 고민만 깊어간다는 생각 때문이다.

‘배드뉴스(bad news)’를 접하느니 차라리 산을 찾거나 취미활동에 나서는 ‘뉴스무관심족’이 늘고 있다.

오죽했으면 지난해 이맘때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킨 공병호 박사의 신간 ‘3년 후, 한국은 없다’가 최근 또다시 회자되고 있다.

공 박사는 저서에서 “한국 경제는 이미 구조적인 불황, 즉 ‘저(低)성장 경제’ 상태에 진입했다”며 “정치 세력의 역량과 개혁 방법 그리고 리더십으로 미루어, 저성장 상태를 반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지금은 국민 모두가 현실을 인식하고 고통에 대비해야 할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시기”라며“‘시스템 재생(再生) 혹은 재건(再建) 프로젝트’를 발 빠르게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1993년 6월 7일 삼성 이건희 회장의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라고 일컫는 ‘신경영 선언’을 상기해 볼 만하다고 주장한다.

당시 삼성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지만 이회장의 결단으로 삼성이 지금의 글로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당시 이 회장은 독일 푸랑크푸르트시 외곽 켐핀스키 호텔에 삼성 사장단과 주요임원들을 모아놓고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라는 말로 압축되는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새삼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호를 이끌 강력한 리더십의 시대영웅이 그리워진다.

‘난세영웅(亂世英雄)’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김재홍 산업부장 겸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