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난밤 스웨덴 테러' 시사… 스웨덴 "해명하라"
트럼프, '지난밤 스웨덴 테러' 시사… 스웨덴 "해명하라"
  • 박선하 인턴기자
  • 승인 2017.02.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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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테러가 아니라 범죄 증가 언급한 것"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멜번의 올랜도-멜번 국제공항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난민 유입으로 인한 테러 위험을 연설하면서 근거없이 스웨덴을 언급해 스웨덴 당국이 공식 항의를 하고 나섰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취임 한 달째를 맞아 플로리다주 멜버른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수용정책을 비판하는 취지의 연설을 하면서 몇 개의 유럽 국가들을 능력에 비해 불균형할 정도로 난민을 수용해 테러 공격을 받고 있는 나라로 꼽았다.

그는 “어젯밤에 스웨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잘 보라”며 “스웨덴은 많은 난민들을 받아 들여 문제에 봉착해 있다”고 말하며 자칫 간밤에 스웨덴에서 이민자와 연루된 테러 공격이 있었다고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이에 스웨덴 국민들과 정치인, 관료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주미 스웨덴 대사관은 미국 국무부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맥락에서 이같이 발언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언급한 것인지 공식적으로 질의했다.

카타리나 액셀슨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도 “스웨덴 정부는 테러와 관련된 어떤 중대한 사건도 알지 못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분명하게 알고자 한다”고 말했다.

칼 멜린 스웨덴 경찰 대변인 역시 “테러 위협을 상향 조정할 만한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까지 나서 트위터상에 “스웨덴? 테러 공격? 트럼프 대통령이 도대체 뭘 풍기려는 것이냐? 의문점이 많다”고 꼬집었다.

SNS 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불확실한 사실을 분명한 사실처럼 말하는 것을 문제 삼아 ‘#LastNightSweden(지난밤 스웨덴)’이란 해시태그가 다수 이용되며 반발 기류가 일고 있다.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대개 트럼프 대통령에 우호적이었던 폭스뉴스도 이 발언을 언급하며 2005년 이후 스웨덴은 수십만명에 이르는 이민자를 시리아와 이라크로부터 받아들였지만 범죄율은 오히려 점차 하락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이 자신의 ‘스웨덴 발언’이 문제가 되자 트위터를 통해 “내가 스웨덴에 대해 언급한 것은 폭스뉴스에서 이민자와 스웨덴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보도를 한 것을 보고 참고한 것”이라 해명했다.

[신아일보] 박선하 인턴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