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포통치’에 북한 권력층 내부 동요 커지나
김정은 ‘공포통치’에 북한 권력층 내부 동요 커지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2.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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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간부들 김정남 암살 소식 접하는 건 시간문제… “불안 가중될 듯”

북한 김정은이 심복인 김원홍 국가보위상 해임과 이복형 김정남 암살을 통해 ‘공포통치’를 각인시키면서 북한 권력층 내 동요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19일 기자회견에서 김정남 암살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리정철과 도주한 4명 등 남성 용의자 5명이 모두 북한 국적으로 밝혀졌다. 현지 경찰은 암살 배후에 북한 당국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국제사회가 예상했던 대로 이번 사건은 북한 당국의 소행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김정남의 암살 소식은 이달 초 우리 정부 당국을 통해 확인된 김원홍의 해임 소식과 함께 김정은의 ‘공포통치’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북한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관련 소식이 중국 등 외부세계를 통해 북한 권력층으로도 유입돼 체제 균열 요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서 며칠 전부터 “김정일의 아들이 평양의 지시로 살해되었다는 취지의 휴대전화 메시지가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북한 소식통은 일반 주민은 물론 지방 당 간부들 사이에서 김정남 피살 소식이 은밀하게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 엘리트 권력층 내에 김정남 암살 소식이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 들어 처형된 간부는 지난해까지 14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김정일 집권 초기 4년간 처형자수인 약 10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첫 희생자는 당시 군부 실세로 꼽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었다. 리 총참모장은 2012년 7월 전격 해임된 이후 처형됐다.

또 김정일 장례식 때 영구차를 호위했던 김정각, 김영춘, 우동측 등 ‘군부 4인방’도 김정은 시대 개막 이후 모두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정은은 2013년 12월에는 자신 고모부이자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 내 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했다.

2015년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재판 절차도 없이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되기도 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최영건 내각 부총리가 김정은이 추진한 산림녹화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다 처형됐다.

지난해 7월에는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6·29 최고인민회의 때 불량한 자세로 앉아있던 것이 발단돼 보위부 조사를 거쳐 처형됐다.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김정은의 공포통치는 집권 6년차를 맞아 한층 ‘광기’로 치닫는 모습이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남 사건 관련 소식이 확산됐다면 권력층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 권력층의 불안감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