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독물학자 “김정남 암살에 새 화학물질 사용된 듯”
말레이 독물학자 “김정남 암살에 새 화학물질 사용된 듯”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2.1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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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화학물 섞을 시 종류 파악 더 어려워… 분석에 상당시일 걸릴수도”
▲ 말레이 현지 뉴스트레이츠 타임스가 18일 입수해 보도한 김정남 사진. (사진=뉴스트레이츠 타임스 캡처)

김정남 암살에 쓰인 독극물이 통상적이지 않은 새 화학물질일 가능성이 나왔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더스타는 19일 익명을 요구한 현지 정상급 독물학자를 인용해 “범인들은 통상적인 화학물질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종류의 화학물질일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이 독물학자는 “김정남 암살의 배후세력이 해당 목적에 맞춰 특별 생산한 더욱 효과적인 화학물질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화학물질을 섞을 경우 종류 파악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정남 살해 독극물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에 대해 “직접 검사하기 전엔 모른다. 추측해 맞출 확률은 100만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현지 언론보도를 사실상 통제하는 상황에서 이 독물학자의 언급은 말레이시아 당국의 부검 결과를 담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말레이시아 정부는 13일 김정남 살해사건 발생 후 15일 부검을 했으나, 나흘이 지나도록 부검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지에서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애초 2∼3일이면 분석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의 종류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정은 암살 사건의 첫 북한 국적 용의자로 체포된 리정철(46)이 화학과 약학 전문가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더 스타는 이날 김정남 살해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인 리정철이 북한의 대학에서 과학·약학 분야를 전공하고 2000년 졸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정남은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여성 용의자 두 명이 얼굴에 뿌린 독극물을 흡입하고 사망했다.

보통 이런 방식의 암살에는 청산가리나 용제에 녹인 염소 가스가 쓰이지만, 김정남이 흡입한 물질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정부 산하 화학청은 지난 16일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해 확보된 샘플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분석을 진행해 왔으며 평소 개방돼 있던 출입구를 전면 폐쇄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한 상태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