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매매 평균 수익률 -85%… '폭탄돌리기' 현상 우려
정리매매 평균 수익률 -85%… '폭탄돌리기' 현상 우려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2.19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세차익 노리는 것 무모…주가조작 세력 개입 위험성도"
▲하역작업하는 한진해운 선박.(사진=신아일보DB)

한진해운이 오는 23일 정리매매를 앞둔 가운데 가격 급등락을 노린 단타 매매꾼들의 '폭탄 돌리기'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에 들어간 종목들은 보면 초반에는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다가도 결국 큰 폭의 하락세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하반기 이후 상장폐지 운명을 맞이한 종목 16개의 정리매매 기간 수익률은 평균 -85.4%에 달했다.

이들 종목 중 일부는 정리매매 기간 초기에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어김없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된 제이앤유글로벌은 지난해 4월 말부터 시작된 정리매매 기간에 닷새째에 331.25%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이틀간 다시 폭락해 결국 92.8% 폭락한 상태로 마감했다 .

작년 1월 상장폐지된 승화프리텍도 정리매매 이틀째에 주가가 184.7% 뛰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최종 수익률은 -83.3%였다.

현재 정리매매가 진행 중인 프리젠은 첫날인 15일 454.35% 폭등해 주가가 920원에서 5100원으로 뛰었다. 그렇지만 곧바로 하락 반전해 이틀째 4100원, 사흘째 2490원으로 급락 중이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널뛰기를 연출해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300원대이던 주가는 지난달 중순 1600원대까지 치솟았다.

또, 지난 1일에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나 2일 파산 절차에 들어가며 폭락한 채 거래가 정지됐다.

한진해운 주식은 정리매매가 끝나면 결국 휴짓조각이 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상장폐지 이후 기업이 존속하면 장외거래라도 마지막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파산 선고로 청산 절차를 밟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도 희박하다.

주요 자산 매각도 대부분 마무리된 데다 변제 순위에서 채권자들이 우위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주주들이 청산 과정에서 얻을 몫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라성채 한국거래소 주식시장부장은 "정리매매는 상장폐지 기업 주주들과 비상장기업 주식이어도 최소한의 환금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매 기회를 부여하는 것인데 잠깐의 시세차익을 노리고 뛰어드는 것은 무모하다"며 "인위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려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세력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