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흔들리는 삼성… 비상경영체제·현안 '올스톱'
[이재용 구속] 흔들리는 삼성… 비상경영체제·현안 '올스톱'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2.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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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든 게 불확실" 망연자실

▲ (사진=신아일보DB)
처음으로 총수 구속 사태에 빠진 삼성은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인수합병, 지주회사 전환 등 굵직한 사안이 모두 정지돼 비상체제에 들어갈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17일 새벽 삼성 직원 10여명은 서울구치소 앞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기다리며 밤새 기다렸다.
 
하지만 영장 발부 소식에 모든 게 불확실해졌다며 충격에 빠진 모양새였다.
 
삼성 관계자는 "어제 영장심사가 끝나고 나서 1차 때처럼 영장이 기각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아무래도 여론이 너무 안 좋은 탓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은 올스톱되는 게 불가피하다사장단 인사나 조직개편 등은 모두 미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답을 내놓겠다고 지난해 밝혔지만 현재 논의가 불가능해졌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높지 않은 만큼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권을 승계해야만 한다.
 
시설투자와 인수합병(M&A) 역시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전면에 등장한 2014년부터 약 3년간 15개의 해외 기업을 사들였다.
 
특히 80억달러(96000억원)를 들여 인수하기로 한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의 경우 한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사례로는 최대 규모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시설투자에 집행한 비용은 27조원 이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계열사 현안은 각사 전문경영인이 책임을 지고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굵직한 사안의 경우 관련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간 협의 등을 통해 풀어가고 그룹 전반에 걸친 현안은 CEO 집단협의체 운영을 통해 논의해나가는 방식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2008년에도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은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이 당시 조준웅 특검의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전략기획실도 해체됐다.
 
삼성은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할 때까지 전문경영인 집단협의체 방식으로 회사를 이끌어 갔다.
 
하지만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태양광, LED 등 몇몇 사업이 경쟁업체들에 따라 잡히는 결과를 감내해야 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취재진에 문자메시지 등으로 발송한 '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대한 삼성의 입장' 자료에서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밝혔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