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검거되는 김정남 암살단… 北 연결 실마리 찾나
줄줄이 검거되는 김정남 암살단… 北 연결 실마리 찾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2.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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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경찰, 용의자 3명 체포… 여성 2명은 구금 7일 명령
북한계 포함 진술·신분세탁 가능성에 北배후설 '모락모락'

▲ 중국 국영 CCTV가 16일 보도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독살한 두 번째 여성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노란색 상의, 빨간 원)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경찰서에서 이송되는 모습.(사진=중국 CCTV 온라인 화면 캡처)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의 살해 용의자들이 말레이시아 경찰에 잇따라 검거되고 있다.

처음 검거된 베트남 국적 여성에 이어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과 말레이시아 국적 남성 1명이 추가로 붙잡혔다.

이에 따라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둘러싼 의문들이 풀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말레이 국적 남성 추가 체포… 두 번째 여성 용의자 남자친구
싱가포르 뉴스전문채널인 채널 뉴스아시아는 16일(현지시간) 고위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 국적 남성 1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붙잡힌 남성은 이날 체포된 두 번째 여성 용의자의 남자친구로 전해졌다. 다만 이 남성이 말레이 경찰이 앞서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추적 중이던 추가 남성 용의자 중 1명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번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체포된 용의자는 모두 3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3일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제2국제공항에서 살해된 것과 관련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여성 1명을 15일 오전 9시 체포한 데 이어 이날 오전 2시 또 다른 여성 1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처음 체포된 여성은 베트남 남딘 출신의 29세 '도안 티 흐엉'이라고 기재된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두 번째 여성은 인도네시아 세랑 출신의 25세 '시티 아이샤'로 적힌 인도네시아 여권을 갖고 있었다.

▲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첫 번째 여성 용의자가 김정남을 쓰러뜨린 뒤 택시를 타고 달아나기 직전의 모습으로 추측되는 장면.(사진=말레이 메일 온라인 화면 캡처)
#암살 일당 중 '북한계' 포함 진술 나와… 신분 세탁 가능성도 제기
말레이시아 경찰이 용의 선상에 올려놓은 암살 가담자는 모두 6명으로 남자 4명, 여성 2명이다.

첫날 체포된 여성은 이들 중에는 베트남과 북한계가 포함돼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또 이 여성은 체포 후 경찰에서 자신은 단순히 '장난'인 줄 알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친구 1명과 함께 말레이시아 여행을 가던 중 동행 남성 4명이 공항 승객을 상대로 장난을 칠 것을 제안해 이를 따랐을 뿐, '장난'의 대상이 김정남인 줄도 몰랐다는 것.

그러나 이 여성이 범행 후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는 듯 변장을 시도한 정황이 나오면서 조직적 가담이라는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과거 남한을 상대로 공작을 벌이면서 공작원들의 신분 세탁을 한 전례가 있어 이 때까지 잡힌 용의자 가운데서도 여권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때문에 이런 정황들이 모두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이 북한 측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배후설은 정확한 사건 정황이 밝혀지기 전까지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말레이 법원은 이날 먼저 붙잡힌 여성 2명에 대해 구금 7일을 명령했다. 말레이 일간 더선은 이것이 보안 우려에 따른 이례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셀프 체크인 기기를 이용하다 여성 2명을 접촉을 받은 직후 신체 이상을 호소하며 공항 카운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병원에 옮겨지던 중 숨졌다. 김정남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는 주말께 발표될 예정이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