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무죄' 홍준표, 이제는 거침없이 대선 행보?
'항소심 무죄' 홍준표, 이제는 거침없이 대선 행보?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2.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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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국민 위해 분골쇄신… 어떤 어려움 마다 않겠다"
항소심 무죄선고 후 기자회견서 사실상 대권 도전 시사
▲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경남도청 서울본부에서 1심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마자 사실상의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무죄 선고가 난 뒤 여의도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 대한민국은 천하대란(天下大亂)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성완종 리스트'에 발이 묶여 있던 홍 지사가 무죄를 선고받은 후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결국 대권 도전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정계에서는 여권 '잠룡'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홍 지사가 대선 행보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홍 지사는 지금의 한국 상황에 대해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되고, 국론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어 분열돼 있는 등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가 위기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러한 총체적인 국가위기를 맞아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 태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며 "더욱 낮은 자세로 저의 모든 성심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날 대법원의 무죄 선고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홍 지사는 "지난 35년 간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즐풍목우(櫛風沐雨.긴 세월을 이리저리 떠돌며 갖은 고생을 다함)의 자세로 국민과 국가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일해왔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실추된 저의 명예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 10개월 간 무거운 등짐을 지고 산길을 걷는다는 심정으로 묵묵히 견뎌왔다"며 "권력이 없는 자의 숙명이고 '모래시계 검사'의 업보라고도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16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홍 지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생전 검찰 진술 및 인터뷰 녹음파일, 메모 등에 대한 증거능력은 인정했지만, 핵심 증거였던 돈 전달자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며 증거부족으로 무죄로 판단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