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조세회피처인 카리브해 섬나라 케이만군도가 국내 주식에 9조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고, 비밀계좌로 유명한 스위스에서도 국내 주식에 투자한 금액이 7조2000억원이 넘었다.
내국인이 세금 회피 등을 위해 현지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다시 투자자금을 국내로 들여오는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만군도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9조287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주식 보유액의 1.93%였다.
인구 5만~6만명의 케이만군도는 법인세, 증여세, 상속세 등을 면제주는 대표적 조세회피처다.
케이만군도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지난 2008년 말 3조6753억원에서 지난해 말 9조원대로 150% 넘게 늘었고, 투자자수도 기관과 개인을 합해 3305명에 달했다.
또 다른 조세회피처이자 비밀계좌로 알려진 스위스의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7조2440억원어치를 보유했고,채권 보유금액은 14조4630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페이퍼컴퍼니가 많은 홍콩의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은 지난해 말 4조450억원이고,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는 지난해 말 국내 투자자가 116명으로 전년 말(79명)보다 크게 늘었다.
조세피난처의 국내 투자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이들 지역 투자자들중에 검은 머리 외국인이 포함돼 있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정 기업이 케이만군도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자금을 빼내 비자금을 조성하고 외국인 투자자인 것처럼 이를 다시 자신의 회사에 투자하면 주가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
주가조작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검은머리 외국인은 단골 메뉴로 거론된다.
[신아일보] 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