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처 케이만군도 국내 주식투자 9조원 넘어
조세회피처 케이만군도 국내 주식투자 9조원 넘어
  • 윤광원 기자
  • 승인 2017.02.1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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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도 7조2천억…'검은 머리 외국인' 우회투자 의혹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카리브해 섬나라 케이만군도가 국내 주식에 9조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고, 비밀계좌로 유명한 스위스에서도 국내 주식에 투자한 금액이 7조2000억원이 넘었다.    

내국인이 세금 회피 등을 위해 현지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다시 투자자금을 국내로 들여오는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만군도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9조287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주식 보유액의 1.93%였다.

인구 5만~6만명의 케이만군도는 법인세, 증여세, 상속세 등을 면제주는 대표적 조세회피처다.

케이만군도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지난 2008년 말 3조6753억원에서 지난해 말 9조원대로 150% 넘게 늘었고, 투자자수도 기관과 개인을 합해 3305명에 달했다.

또 다른 조세회피처이자 비밀계좌로 알려진 스위스의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7조2440억원어치를 보유했고,채권 보유금액은 14조4630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페이퍼컴퍼니가 많은 홍콩의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은 지난해 말 4조450억원이고,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는 지난해 말 국내 투자자가 116명으로 전년 말(79명)보다 크게 늘었다.

조세피난처의 국내 투자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이들 지역 투자자들중에 검은 머리 외국인이 포함돼 있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정 기업이 케이만군도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자금을 빼내 비자금을 조성하고 외국인 투자자인 것처럼 이를 다시 자신의 회사에 투자하면 주가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

주가조작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검은머리 외국인은 단골 메뉴로 거론된다.

[신아일보] 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