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발사·김정남 암살’ 북중 관계 급랭 전망
‘北미사일 발사·김정남 암살’ 북중 관계 급랭 전망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2.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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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북 경계령에 북한혐오 정서까지… 북중 접경지에 병력 1천명 증파
▲ 북한 김정남.(사진=AP/연합뉴스)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암살되자 중국에서 대북 경계령이 커지는 등 북중관계가 급랭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미국과 한국 사이에서 입지가 크게 좁아진 데 이어 ‘친중파’로 분류됐던 김정남까지 피살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북중 접경지역에는 중국군이 북한의 돌발 사태에 대비해 병력을 증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콩의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군이 돌발 상황에 대비해 14일 저녁부터 15일 새벽까지 북중접경 지역에 1000명의 군부대 병력을 증파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김정남의 존재 자체가 북중관계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고 보고 그의 피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강국망의 소셜미디어 매체인 잔하오는 “중국 입장에서는 김정남 피살 사건이 어떻게 보든 좋지 않은 일”이라며 “향후 북한 정세의 혼란으로 중국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격렬한 내부 정치투쟁으로 정국이 불안하게 되면 탈북난민의 유입과 동북아 정세혼란으로 중국이 위협받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 견제 세력이 없어진 김정은이 또다시 돌출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량윈샹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도 “김정남 피살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반감이 더욱 커지면서 동아시아 정세를 더욱 긴장시킬 수 있다”며 “미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북제재의 또 다른 이유를 찾은 만큼 중국은 더욱 피동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표적인 친중파로 불리던 장성택을 처형한 데 이어 김정남의 피살은 관계 회복 가능성을 타진하던 북중관계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놓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화권 매체들에선 중국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김정남을 지지한 것으로 두고 김정은이 원한을 품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중국으로선 북한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카드 한장을 잃은 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내에서는 ‘북한혐오’ 정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김정남 피살이 북한 요원에 의해 실행됐을 것에 무게를 두고 “봉건시대에나 있을 사건”, “북한의 또다른 도발을 위한 전조 아닌가”, “더이상 북한을 보호해주기 어렵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중국 매체들은 김정남이 피살된 날이 김정일 탄생 75주년을 맞은 시기와 일치한다며 전날 평양의 한 전시관에서 김정일 탄생 기념 ‘김정일화 전시회’를 개최하고 경축한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암살 행위는 용납할 수 없으며 21세 문명사회에서 이런 잔인한 정치적 수단은 역사박물관에나 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정남 피살이 북한의 소행으로 판명되면 북한의 국제사회 평판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