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육도 예외없는 김정은 ‘공포통치’… 北체제 불안 키우나
혈육도 예외없는 김정은 ‘공포통치’… 北체제 불안 키우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2.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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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김정은 집권 이후 5년 이상 핵심 간부 처형·숙청 계속돼
▲ 김정남의 생전 모습.(사진=연합뉴스)

김정남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숙청에 혈육도 예외 없는 김정은의 잔혹한 공포통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1년 말 김정일의 사망으로 집권한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 위해 핵심 간부들을 잇달아 처형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백두혈통’이자 자신의 이복형인 김정남 마저 암살을 지시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정은은 후계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 김정일과 비교해 경험이나 카리스마가 부족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이후 최대한 신속하게 최고 권력자의 지위를 확보해야 했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1997년 당 총비서에, 1998년 국방위원장에 취임해 권력승계에 4년이 걸렸다.

반면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2주 뒤 최고사령관에 추대되고 이듬해 4월에 당 제1비서와 국방위 제1위원장에 추대됐다. 불과 4개월 만에 절차상의 권력승계를 끝낸 것이다.

이후 김정은은 북한 권력층의 실세를 숙청하는 공포통치로 자신의 권력을 다지기 시작했다.

첫 희생자는 당시 군부 실세로 알려진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었다. 리 총참모장은 2012년 7월 전격 해임된 이후 처형됐다.

리 총참모장을 포함해 김정일 장례식 때 영구차를 호위했던 김정각, 김영춘, 우동측 등 ‘군부 4인방’도 김정은 시대 개막 이후 모두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3년 12월에는 자신 고모부이자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 내 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을 처형했다.

2015년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재판 절차도 없이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됐다.

같은 해 5월에는 최영건 내각 부총리가 김정은이 추진한 산림녹화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다 처형됐다.

지난해 7월에는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6·29 최고인민회의 때 불량한 자세로 앉아있던 것이 발단돼 보위부 조사를 거쳐 처형됐으며 올해 1월 중순에도 김원홍 북한 국가안전보위상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에서 소장으로 강등된 이후에 해임됐다.

김정남이 김정은의 지시에 의해 살해됐다면 잠재적 위협마저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소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이 지배체제를 확고히 하는 데 김정남을 걸림돌이라고 판단했을 것이고, 계속 계기를 노리다가 기회를 포착해서 그런 조치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남은 계속 김정은을 비판해왔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언젠가는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공포통치는 장기화하면 북한 체제의 불안요소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재작년부터 북한 간부층의 탈북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공포통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