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탄핵심판에 좌우로 수렴하는 정치권
다가오는 탄핵심판에 좌우로 수렴하는 정치권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2.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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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민주당 지지율 상승… 바른정당 지지율 하락·국민의당 ‘주춤’
보수층, ‘태극기 집회’로 반격… 야권, 다시 ‘촛불’ 강조하며 헌재 압박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일이 다가오면서 국민 여론이 이념적 좌표를 기준으로 좌우로 선명하게 갈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역시 빠르게 좌측과 우측으로 수렴해가고 있는 양상이다.

보수층이 ‘태극기 집회’로 반격에 나서자 침묵하던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도 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탄핵 촉구 촛불집회도 태극기 집회의 반작용으로 다시 규모를 키우고, 야권과 바른정당도 새누리당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반면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내려가고 있고 ‘제3의 길’, ‘중도지대’의 선두 주자를 자부했던 국민의당이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6주 연속 하락해 지난주보다 2.7%포인트 내린 5.6%로 나타났다.

자신들을 ‘좌파’임을 내세우는 정의당(6.8%)에도 추월당했다.

국민의당(11.6%)도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탄핵 인용을 압박하는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보다 5.6%포인트 오른 43.8%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또 일부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2위 새누리당은 2.9%포인트 오른 14.5%로 상승세를 탔다.

이런 여론의 변화 기류에 고무된 듯 새누리당은 ‘자성 모드’에서 ‘대선 체제’로 공식 전환했고, 일부 소속 의원과 대선 주자들은 태극기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에선 박 대통령을 탄핵으로 끌어내리기보다는 정치적 해법으로 정국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4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회의체인 ‘4+4 대연석회의’를 주최해 탄핵소추를 포함한 정국의 근본적 돌파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다시 켜지는 ‘촛불’을 강조하면서 헌재를 향해 탄핵 조기 인용을 압박하고 있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헌재는 대통령 측의 노골적 탄핵 지연과 방해 행위를 더는 용인해선 안 된다. 국민의 뜻대로 조속한 심판으로 국정혼란을 종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바른정당은 오히려 진보 성향 야당보다 더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전날 심야까지 계속된 워크숍에서 탄핵안이 기각되면 의원직을 총사퇴하겠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강경한 목소리가 긍정적 결과를 부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에서 갈라져 나온 범여권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 지지자들을 겨냥한 당론이나 정책으로는 좀처럼 지지율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기존 중도보수층의 지지마저 잃어버릴 수 있는 위험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