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아파트 입주 쓰나미에 대비하자
[기고칼럼] 아파트 입주 쓰나미에 대비하자
  • 신아일보
  • 승인 2017.02.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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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진 부동산114(주) 리서치센터장

 
전국 아파트 올해 입주물량은 약 37만가구로, 지난 1999년(36만9541가구) 이후 연도별 최대 수준이다.

최근 입주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17만9031가구)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많은 물량이다.

게다가 2018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41만 가구에 달해, 향후 2년간 총 77만8000여 가구가 주택시장에 쏟아진다.

국토교통부의 장기 주택종합계획(2013 ~2022년)상 아파트 공급계획은 연평균 약 26만 가구 정도로 2017~2018년은 국토교통부 장기 공급계획 물량보다 약 25만 가구 이상 많이 공급된다.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는 ‘전세 값 하락→역전세난→급매물 증가→아파트 매매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입주물량 과다로 인한 주택시장 영향력을 주의 깊게 살피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미리 찾을 필요가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연평균 아파트 입주물량은 23.8만호 수준으로 올해는 과거 5년 연평균 아파트 입주량에 비해 13만호, 2018년엔 17만호가 초과 공급될 예정이다.

향후 2년간 초과 입주물량이 많이 발생될 지역으로는 경기도(14.6만호)와 경남(3.8만호), 충남(2.6만호), 경북(2.5만호), 충북(1.9만호) 등지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지역 중 일부는 주택경기 위축으로 인한 임차인·임대인 모두 상당한 고통이 예상된다.

이는 지역 내 인구증감이나 지역내총생산(GRDP)지표 등을 고려하지 않은 입주물량을 통한 단순 추정이며, 저금리에 따른 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 등 복합적으로 고려해야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나 국지적으로 입주물량이 과다한 지역은 전세가격 하락으로 인한 보증금 반환 리스크 증가와 역전세난 우려 위험이 높아질 전망이다.

향후 신규입주물량 등 공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하락하며 임대인들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거나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 반환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실질금리 상승과 11.3대책에 따른 청약규제가 현실화되며 올해 주택시장이 과거(2015년~2016년)와 같은 가격 상승을 보일 수 없다는 제한적 시각과 함께, 향후 대량 입주에 따른 전세가격 하방압력까지 겹치게 된다면 매매시장에도 부정적 여파가 우려된다.

입주물량 증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매매시장 위축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들 지역은 주택시장 리스크 가능성에 대비해야한다.

지난 2008년 서울시 송파구 잠실일대 대량입주로 인한 일시적 역전세난 당시, 임대인 역전세 대출같이 역전세난의 충격을 완화하는 수단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2013년부터 서울시가 실시하고 있는 이사시기 불일치 임차보증금 대출사업을 향후 입주량이 급증할 지역에도 실시해 보증금 문제에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의 단기 보증금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

세입자가 임차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상품의 진입문턱을 낮춰 만에 모를 입주 쓰나미(tsunami)로 인한 세입자의 고통을 경감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입주초과 공급지역은 은행의 집단대출 건전성 점검이나, 수분양자의 잔금부족으로 인한 미입주, 입주거부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주)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