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도 경기 좋아야… 불경기 일자리 없어 '이중고'
'투잡'도 경기 좋아야… 불경기 일자리 없어 '이중고'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2.12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부업 겸한 직장인 40만6천명
임금 등 조건 안좋을 경우 부업 택해

지난해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40만명이 넘는 직장인이 이른바 '투잡' '쓰리잡' 등 부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가 안 좋으면 이 부업 일자리마저도 구하기 힘들어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분석한 '부업을 하는 사람들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인 가운데 부업을 한 사람은 40만6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취업자 2623만5000명 중 1.5%를 차지한다.

부업을 겸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저임금·중저임금에 많이 분포해 있었고, 이를 업종으로 보면 단순노무직과 서비스업에 대부분 몰려 있었다.

직종별로 단순노무직(27.7%)이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 및 판매업(23.2%), 관리 및 전문직(22.9%), 사무직(13.4%) 등이 뒤를 이었다. 비임금근로자는 주로 농림어업숙련업(44.8%)과 서비스·판매업(23.9%) 직종이 많았다.

부업을 하는 이들은 주된 일자리 1개만 하는 사람들보다 근로시간이나 임금에서 조건이 더 좋지 않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임금근로를 주된 일자리로 하는 경우 주된 일자리 1개만 할 때 월 평균 임금은 238.9만 원이고 주당 평균근로시간은 45.2시간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주된 일자리가 임금근로면서 부업을 하는 경우 월 평균 임금은 165.1만원으로 주업만 하는 경우에 비해 약 70%인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근로시간은 34.6시간으로 10.6시간 덜 일했다.

지난해 전체 직장인중 부업을 하는 비율은 1.5%로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을 제외하면 가장 낮았다.

이는 경기침체로 고용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경기가 나쁘면 부업도 갖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카드사태로 내수침체를 겪은 2003년에 취업자중 부업을 하는 사람은 32만9000명이었다. 이듬해 42만명에서 2005년 43만1000명까지 증가하던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31만8000명으로 급감했다.

이어 2010년 43만4000명(1.8%), 2012년 44만6000명(1.8%)으로 증가하다가 2013년 42만9000명(1.7%), 2014년 42만1000명(1.6%)으로 줄었다. 2015년에 43만명(1.7%)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 40만6000명(1.5%)으로 다시 감소했다.

특히 경기침체기인 2003년, 2008년, 2016년에 부업 비중이 감소하는 특징을 보여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주된 일자리가 있으면서 추가적인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경기상황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으며 경기가 나쁘면 부업이 줄고 호전되면 소폭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업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여성, 고령층, 저학력층의 특성을 지녔으며 임시·일용직, 시간제나 특수고용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있는 경우 부업을 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