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결국에는 중국과 멕시코를 통하는 한국의 '우회수출'에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LG경제연구원의 '트럼프노믹스 시대의 무역·투자 질서'라는 보고서는 '트럼프노믹스'로 인한 국제무역과 투자질서의 변화가 주변국들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멕시코나 중국처럼 미국과 교역 비중이 높은 나라들이 먼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멕시코가 중국보다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멕시코의 총수출에서 대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1.8%나 된다.
보고서는 "멕시코가 미국 시장을 겨냥해 부품을 수입·조립한 뒤 완제품을 수출하는 경제 모델이 트럼프의 등장으로 난관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중국은 총수출에서 대미수출 비중이 200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하락해 작년에는 18.0%를 기록했다.
중국은 1995년만 해도 미국에 신발, 완구, 의류 등 노동집약적 상품을 많이 수출했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방송·통신장비, 전화기 등 전자제품이 주력 품목으로 바뀌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중국과 멕시코의 대미수출이 줄어들 경우 한국의 불안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중국과 멕시코를 우회해 미국으로 수출을 많이 하는 높은 우리나라 역시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중국과 멕시코는 대미수출용 완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부품, 소재 등 중간재를 조달한다.
2014년 기준으로 중국과 멕시코가 미국 시장에 최종재를 수출할 때 한국으로 귀속된 부가가치 총액은 각각 34억 달러, 22억 달러로 추정됐다.
또 중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둔화하면서 한국의 최종재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
중국과 멕시코에 대한 한국 수출에서 최종재 비중은 2014년에 각각 31.2%, 28.5%로 파악됐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