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임기만료 앞둔 금융권…'재신임'에 무게
CEO 임기만료 앞둔 금융권…'재신임'에 무게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2.1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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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우리은행 등 이미 내정…하나은행장 연임 전망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사진=KEB하나은행)

다음 달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된다. 업계에선 이미 차기 CEO를 내정한 금융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현 CEO의 재신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장들의 후임은 어느 정도 결정이 됐다.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은행장은 신한은행 조용병 행장,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 하나은행 함영주 행장, 수출입은행 이덕훈 행장이다.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도 임기가 끝난다. 이들 중 한동우 회장의 후임은 조용병 행장으로, 조 행장의 후임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으로 내정됐다.

이광구 행장은 연임하기로 됐다. 이들은 3월 주주총회에서 무난하게 주주들의 신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은행 내부의 전망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첫 통합 은행장으로 무난하게 통합을 완료했고 실적도 좋았다. 무엇보다 내부적으로 경쟁자가 없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이덕훈 행장은 교체 가능성이 크다.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러나 임기 만료(3월 4일)가 한 달도 안 남았지만 하마평도 거의 없다. 기재부 관계자들도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내부적으로는 같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처럼 내부 출신 기용에 대해 기대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전례가 없었다.

수출입은행장은 기재부 차관이나 금융위 부위원장,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 관료 출신들이 주로 차지했다.

대통령 직무 대행 체제, 대통령 탄핵심판 등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하면 대행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환 전임 행장의 퇴임 이후 이덕훈 행장이 취임하기 전 한 달여가량 전무이사가 행장 대행을 했다.

교체 수요가 있는 주요 보험사는 삼성화재, 삼성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4개사다.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과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달 27일자로 임기가 끝났으나 특검 수사 등으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미뤄지면서 다음 달 주총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 전례에 비춰 안 사장이 삼성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배정충 삼성생명 전 부회장, 이수창 생명보험협회 회장, 김수창 사장 등이 모두 삼성생명 출신으로 삼성화재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본가로 금의환향했다. 안민수 사장 역시 삼성생명에서 전무까지 올랐다가 2014년에 삼성화재 사장이 됐다.

변수는 김창수 사장의 연임 여부다. 김 사장은 삼성생명을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번에 연임하게 되면 안 사장 역시 동반 연임할 수도 있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은 다음 달 임기가 끝났지만 오너이기에 임기의 의미가 크지 않다. 의대 교수였던 신 회장은 2000년부터 대표이사 회장으로 교보생명을 이끌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임 가도에 악재가 생겼다. 금융당국의 제재다. 금융감독원은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교보생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23일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신 회장이 문책성 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도 다음 달 임기가 끝난다. 2011년부터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를 맡아온 하 부회장은 이변이 없는 한 연임될 것으로 보인다. 하 부회장은 1년 내외 임기로 지금까지 4번 재신임을 받았다.

8개 카드사 중 신한과 삼성, 비씨, 우리, 하나 등 5개 카드사 사장은 이미 임기가 끝났거나 다음 달 임기를 마치게 된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위성호 사장이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공석이 됐다. 신한카드 사장은 향후 신한은행장이나 신한금융지주의 회장을 넘볼 수 있는 자리다.

현재 이 자리를 두고 신한금융의 김형진·임영진 부사장이 경쟁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신한은행장 후보로 올랐던 인물이다.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은 지난달 이미 임기가 끝났다. 삼성화재·삼성생명과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원 사장은 그동안 삼성카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와 연임하거나 다른 금융 계열사 사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 달 임기 3년이 만료되는 서준희 비씨카드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경영 성과도 좋았고, 서 사장을 발탁한 황창규 KT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비씨카드는 KT의 자회사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도 다음 달에 임기가 끝난다. 그러나 사장에 선임된 지 1년밖에 안 됐고, 옛 외환카드와의 통합이나 경영 성과도 좋아 연임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도 3월에 임기가 끝나지만,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이미 연임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