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조원대 대기업, 작년 '불황형' 흑자
매출 10조원대 대기업, 작년 '불황형' 흑자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7.02.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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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15% 증가… 외형 성장세 5% 그쳐

매출 10조원이 넘는 46개 대형 상장사들이 지난해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5% 증가했지만, 외형 성장률을 5%에 그쳤기 때문이다. 대부분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계열사 구조변경, 비용 감축 등 내부적인 요인에서 왔다는 분석이다.

12일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매출 10조원 이상 12월 결산 46개 상장법인의 연결기준 작년 영업이익은 104조9144억원으로 전년보다 1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들 상장사의 작년 매출은 1천372조3809억원으로 5.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의 3배에 이른다.

작년 실적을 공개한 이들 46개 대형 상장사 중에서 이익 개선 폭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작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이 15.0% 감소했으나 1조64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이 18.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조2286억원으로 63.1%나 급증했다.

작년에 매출이 2% 뒷걸음질 친 LG전자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12.2%)을 기록했다.

S-oil은 9% 가까운 외형 축소에도 1년 전의 두 배 수준인 1조69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역시 매출이 4% 줄어든 효성의 영업이익은 작년에 7% 늘어나 1조원을 돌파했다.

소폭의 외형 성장에도 큰 폭의 이익 증가를 이룬 상장사들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매출 증가율은 0.6%에 그쳤으나 영업이익 증가율은 10.7%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201조8천667억원의 매출에 29조240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14.5%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13% 수준의 매출 증가에도 58%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은 외형 성장 정체 속에도 영업이익은 64%나 늘어났고 KB손해보험도 매출은 1.9%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60%에 달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2%도 안 되는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은 27% 가까이 불어났다.

반면 대우건설은 매출이 30% 늘어났지만, 보수적인 회계처리로 추정 손실을 반영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현대자동차는 매출 1.8% 증가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와 파업 등으로 영업이익이 18% 넘게 감소한 5조1935억원으로 6년 만에 5조원대로 추락했다.

삼성중공업은 7% 외형 성장에도 구조조정 여파로 적자를 지속했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