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확산일로 구제역·AI… ‘네 탓 공방’ 할 때 아니다
[데스크 칼럼] 확산일로 구제역·AI… ‘네 탓 공방’ 할 때 아니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2.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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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편집부 팀장

 
올겨울 AI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그런데 그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구제역으로 또 비상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가장 큰 방역체계인 백신접종을 두고 농가와 정부가 서로 ‘네 탓’을 주장하며 설왕설래 하고 있다.

정부는 해당 농가에서 제대로 백신접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농가들은 백신의 효능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는 상태다. 한마디로 백신 자체가 물백신이라는거다.

구제역의 경우 A형과 O형이 동시 발생함에 따라 퍼지는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 특히 돼지에 전파될 경우 밀식 사육을 하는 탓에 번지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사태가 이리되자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번 주중 백신접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두고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커져만 가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수장은 누구인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황 대행 체제에 들어간지 정확히 석달이 흘렀다.

나라의 수장이 부재중인 가운데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가축질병이 온나라를 뒤덮어 시끄러운 가운데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다.

AI의 경우 10월 말 첫 검출된 지 2주의 시간이 지나서야 정부의 첫 조치가 취해졌다. 그마저도 단계 경보를 격상한게 전부였다.

그 때의 대한민국은 최순실 게이트로 매우 시끄러울 때였다. 그런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정부의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구제역 역시 AI와 영락없이 닮은 꼴이다. 지금이 서로 네 탓 공방을 할 때인가. 가축들은 병들어 가고 있고 땅 속은 살처분된 닭과 오리, 소로 가득차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주 먹거리인 계란, 우유, 닭고기, 소고기 대란까지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30개 들이 한판에 4000~5000원이던 계란값은 두배 넘는 가격으로 치솟아 일정량을 수입산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며 닭고기 가격은 일주일 새 30%이상 급등했다.

이로인해 서민들의 대표적 간식으로 꼽히는 치킨 가격까지도 들썩이는 상황이다.

곧 구제역으로 인한 우유값, 소고기값 인상도 불보듯 뻔하다. 만약 이번 구제역이 돼지로까지 번진다면 상황을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매우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가축질병으로 농가들이 시름에 빠져 있고, 국정농단이 매개체가 된 탄핵 사건으로 온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 혼란스러움을 틈타 세력을 확장하려는 정치인들의 술수 또한 나라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에겐 이번 사태를 안정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책임 전가가 아닌 팔 걷고 나서서 사태를 해결하려는 진짜 대책 말이다.

정부는 힘없는 농가를 상대로 네 탓 공방이나 벌이지 말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고아라 편집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