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아 사라진 '무정차 KTX'…뜬금없는 부활
수익성 낮아 사라진 '무정차 KTX'…뜬금없는 부활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02.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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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기관 관계자들 부정적 목소리 "무슨 생각인지"
국토부, 수요 분석 없이 고속철 취지 살리기 '강행'

▲ 서울역 KTX 승강장.(사진=신아일보DB)
수익성 부족으로 사라졌던 '서울~부산간 무정차 고속열차'의 도입을 두고 철도공단 및 철도공사 등 일선 철도기관 관계자들 사이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고속열차의 근본 취지를 살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무정차 편성을 위한 수요 분석 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제3차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2016~2020년)'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계획 중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서울~부산간 무정차 도입으로 해당 구간 고속철도 운행시간을 2시간 안쪽까지 대폭 줄인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철도관계자들 사이에선 다소 냉담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익성이 부족해 이미 한 차례 폐지된 바 있는 운행 방식을 국토부가 특별한 근거도 없이 재차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철도기관의 한 관계자는 "고속열차 무정차는 효율성이 떨어져 없어진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무슨 생각으로 다시 도입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실제 코레일은 경부선 고속철도만 운행하던 지난 2010년 12월부터 서울~부산간 무정차 KTX를 1일 왕복 1회 운영하던 중 수익성 부족 등을 이유로 2015년 4월 폐지한 바 있다.

문제는 최근 수서고속철도(SRT)가 개통되면서 코레일의 수익성이 더 낮아진 상황에서 무정차 고속열차 도입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SRT 개통 후 전체 고속열차의 편성은 늘었지만 코레일만 놓고 봤을 땐 운행 횟수와 승객 수가 줄었기 때문에 당연히 수익성은 예전 보다 더 줄었다"며 "무정차 보다는 정차횟수 축소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데 국토부에서 여러 상황을 검토해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지난해 12월 개통한 SRT.(사진=SR)
한편, 국토부는 고속열차 무정차 도입을 이번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에 담으면서 제대로된 수요분석 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SRT가 지난해 12월 개통돼 앞으로 몇 개월은 더 지켜봐야 최소한의 수요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수요 분석이 안 된 상황이라 무정차 고속열차를 얼마나 어떻게 편성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SRT 개통 시점 부터 6개월 정도의 데이터가 축적되면 자료를 분석해 방법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무정차 편성을 도입하려는 취지는 고속열차 본연의 취지를 살려 보겠다는 것"이라며 "(수요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무정차 고속열차는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