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 증시, '트럼프 훈풍'에 대표지수 급등
러·일 증시, '트럼프 훈풍'에 대표지수 급등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2.0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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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RTS지수 석 달 동안 18%↑…G20중 1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석 달간 주요 20개국 증시에서 훈풍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는 러시아와 일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 9일부터 지난 8일(한국시간 기준)까지 3개월간 주요 20개국(G20) 증시 대표지수의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코스피는 5.45% 올라 11위에 올랐다.

하지만 미국 등 주요국들의 증시와 비교하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같은 기간 8.07% 상승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산업 성장 위주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우 지수가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20,000선을 넘어서는 등 주요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증시는 '트럼푸틴'(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합친 말)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미국과 '신(新) 밀월' 시대를 맞이한 러시아였다.

러시아의 RTS 지수는 지난 석 달 동안 18.22%나 뛰어올랐다. 주요 20개국 가운데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러시아 증시는 최근 1년간 60% 넘게 올랐는데 트럼프 당선 이후 최근 3개월간의 상승세가 특히 가팔랐다.

산유국들의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에다 푸틴과 끈끈한 관계를 과시한 미국의 트럼프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등에서 친러시아 성향 인물의 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對) 러시아 경제제재가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우방인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도 16.96% 올랐다. G20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 강세에 따른 엔화 가치 하락과 최근 수년간의 구조개편으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과 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본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와 일본 다음으로는 터키(14.91%), 아르헨티나(12.74%), 이탈리아(11.09%), 사우디아라비아(10.14%) 등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정치적 요인 등으로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가 반등하거나 유가 상승의 덕을 본 나라들이다.

이 밖에 호주(8.88%)와 독일(8.49%)도 증시 상승 폭이 컸다.

이에 비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3% 오르는 그쳐 지수상승률 18위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멕시코(-1.23%)와 인도네시아(-0.96%)는 오히려 지수가 하락하기도 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견인하는 세계 증시 호조세를 국내 증시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기가 좋지 못한 영향이 크다"면서 중국과 함께 환율조작국 지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