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미국 보호무역 움직임… 수출 낙관할 수 없어"
이주열 "미국 보호무역 움직임… 수출 낙관할 수 없어"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2.0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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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경제동향 간담회… "트럼프 정책 빠르고 강해"
"수출 부진, 성장 부진으로… 민간과 긴밀한 공조 필요"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일 서울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8일 "새해 들어 세계무역 질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향후 수출 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무역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시급한 현안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수출이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한데다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11.2%)을 기록해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롤 높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수출 실적 개선이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수출 개선이 지속되면 설비투자 등 내수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새해들어 급변하는 무역질서 변화가 수출 회복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달 중순 '하드 브렉시트'를 공식화했고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추진하면서 특정 몇 개국에 환율 조작을 경고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행정부의 이런 움직임을 예상했지만, 당초 공약 중 어느 정도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했는데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경제는 수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40% 대로 매우 높기 때문에 요즘과 같이 심리 위축으로 민간 소비 등 내수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수출 부진이 곧바로 성장 부진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어려운 무역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민간기업과의 공조를 주문했다.

그는 "최근 정부도 상황의 긴박함을 인식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동안 상당한 경험과 정보, 네트워크 및 인적자본을 축적해온 민간 부문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선 "수출 실적 개선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이라며 "수출 개선이 지속하면 설비투자 등 내수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제동향 간담회에 참석한 외부 인사들은 모두 통상전문가들이었다.

신승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구미·유라시아본부장,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조영수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시장동향분석실장,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실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