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20일도 안돼 고개 든 탄핵론
트럼프 취임 20일도 안돼 고개 든 탄핵론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2.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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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일단은 제동… 공화당 내에서도 반발 목소리
▲ 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공화) 사무실 앞에서 반이민 행정명령 등 트럼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자들의 모습.(사진=EPA/연합뉴스)

'미국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20일도 안 된 상황에서 탄핵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다.

맥신 워터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6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의문을 갖고 있다. 이를 조사해보면 탄핵의 실마리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호아킨 카스트로 상원의원도 지난 1일 인터넷매체 버즈피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국경보호청에 반이민 행정명령과 관련한 연방법원 판사의 결정을 무시하라고 지시했다면 의회는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퍼블릭폴리시폴링(PPP)은 2일 유권자 7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가 트럼프 탄핵을 지지했다는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26일보다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아예 본격적으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풀뿌리 운동 시민단체인 '시민을 위한 자유 발언(Free Speech for People)'은 '트럼프를 당장 탄핵하자(Impeach Trump Now)'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탄핵운동을 위한 모금, 지역구 의원들 방문, 신문 방송 등 언론을 통한 탄핵론 확산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까지 마련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일단 공식적으로는 탄핵론에 제동을 걸었다. 시기상조이며 자칫 역품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6일 "미국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불쾌감과 불안을 느끼는 근거들은 있다. 그는 전략적으로 일관성 없고 무능하며 무모한 방식으로 (국정운영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것들이 탄핵의 근거들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다만 펠로시 원내대표는 "취임 2주가 지났지만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을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며 "실망했다. 대선 기간에 그가 했던 말 때문에 약간의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여기에 공화당 내에서도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CNN방송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부 공격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을 무조건 두둔하기 보다는 판사의 권한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CNBC는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대선 직후보다 리스크가 긍정적이지 않은 쪽으로 기운다"며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금융규제 완화에 대한 저항이 커지며 반대파가 힘을 얻고 공화당은 분열됐다"고 평가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