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도체 찬물'이 대국의 풍모인가
[기자수첩] '반도체 찬물'이 대국의 풍모인가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2.0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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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아침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소식을 듣게 됐다. 중국이 반독점법을 통해 우리나라 산업을 옥죄려한다는 이야기였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산업 독점을 막아 공정한 시장경쟁을 조성한다는 취지지만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인 자동차와 반도체업체에 대한 조사가 집중돼 있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견제는 한창 기세가 오른 우리나라 업체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수요 강세와 더불어 중국 스마트폰의 반도체 채용량이 증가,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 반도체 분야는 지난해 3ㆍ4분기부터 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21년까지 매년 7.3%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경제 침체기에 이른 우리나라로서는 어여쁜 효자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호황에 지금까지 미국에서 반도체를 대부분 들여왔던 중국도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10년간 무려 170조원이라는 금액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한마디로 대외의존도가 높았던 반도체 수입을 자족하겠다는 건데, 반독점법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우리나라에 대한 견제 역시 포함된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선례로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인 퀄컴은 2015년 특허권 남용 혐의로 60억8천800만위안(약 1조613억원)의 역대 최대 규모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자국 업체를 과도하게 보호하려 하는 행동은 아무리 경제애국주의로 순화한다 하더라도 대국을 자처하는 중국이 보이는 치졸한 행위에 보이지 않는다.

군자유어의 소인유어이(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논어의 한 구절을 중국이 되돌아보길 바란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