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국정농단의 공범들
[기고칼럼] 국정농단의 공범들
  • 신아일보
  • 승인 2017.02.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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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범 변호사 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이게 나라냐’는 광장에서의 외침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다.

맞다. 이대로는 나라가 아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불러온 국정 농단 사건이 몇 개월째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지만 아직도 종착역은 멀어 보인다.

특별검사가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를 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쏟아져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특별검사가 상당한 성과를 얻는다 해도 어둠의 독버섯이 그대로 살아 있을 것 같다.

생각해 보라.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이 오랫동안 진행돼 왔는데도 국가 시스템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못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비서진, 특히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이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한 잘못이다.

막대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의 지시와 간섭을 벗어날 수 없다 하더라도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좌하는 것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서진들의 기본적인 역할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층의 리더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리더가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충분한 검증을 해서 선택해야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다. 새누리당이 최순실 게이트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이 발탁해서 함께 내각을 구성한 각부 장관들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대통령의 잘못된 지시, 법률적인 근거가 없는 사항에 대해서 무조건 따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권을 챙기면서 권력의 부당한 지시를 그대로 따른다.

완벽한 범죄행위고 권력과 공모한 것이다. 수십억원의 기부금을 내면서 기업의 정상적인 의사결정 수단을 무시한다. 더 큰 이익을 얻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인가?

대학은 자신들의 이익을 얻어내려는 수단으로 부정입학을 서슴지 않고 학사관리도 엉망으로 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이 불의와 혼탁에 물들어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확실한 공범은 언론이다. 언론기관은 저널리즘과 언론의 자유를 강조한다.

그러나 도덕성과 객관성을 갖추지 못한 언론기관은 그러한 주장을 할 입장이 아니다.

미리 권력의 향배에 눈을 돌리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선동하는 언론은 이미 언론의 사명을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의 탄생에서부터 갖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도 언론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지금에 와서 국민적 저항이 극에 달하고 권력이 무너지는 상황에 이르자 언론직필을 내세우면서 마치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나서는 언론기관들은 부끄러움도 모르는 듯하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박근혜의 최대 부역자는 언론이고 회피할 수 없는 공범임은 분명하다. 

/김정범 변호사 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