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 화장품 산업, 동반성장 고민할 시기다
[기자수첩] 한국 화장품 산업, 동반성장 고민할 시기다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7.02.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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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어 올 때 노 저어라"는 속담이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으라는 뜻으로 현재 한국의 화장품 산업의 상황과 딱 들어 맞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은 전년 대비 40% 이상의 수출 성장세를 보이며 5조원이라는 사상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의 각종 경제보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이기에 더욱 유의미하다.

여전히 대중국 수출 비중이 36.5%를 차지하고 있지만,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이 포스트 차이나를 구상하며 유럽, 중동, 미국까지 다양하게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화장품 제조 기술 또한 글로벌 TOP수준이다. 로레알을 비롯한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이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한국의 대표적인 화장품 제조 업체에 생산 위탁을 맡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쿠션은 랑콤을 비롯한 명품 화장품이라고 불리는 브랜드들이 유사제품을 내놓을 정도다. 그만큼 한국의 화장품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현재 한국 화장품 산업을 확실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굳히기 위해서는 몇몇 기업들의 성공이 아닌 중소업체들의 동반 성장이 필요하다. 국내 화장품 산업의 건전성과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봤을 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 산업 구조를 보면 아직까지 산업 전체의 동반성장을 애기하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2015년 생산실적을 보고한 회사가 3840개로 상위 20개사가 그 생산실적의 80.3% 차지하고 있다.

특히 매출기준으로 봤을 때 국내 화장품 산업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의 매출이 전체 장업계 매출의 80%에 육박하는 독과점 구조다. ‘동반성장’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한국산 화장품을 기반으로 한 K-beauty가 중화권 국가를 넘어 전세계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가 단기간의 반짝 성공, 일부 대기업들의 성공으로 끝나버리면 곤란하다.

화장품이 한국을 대표하는 지속적인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 업계 전체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상생’에 대해 고민할 시기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