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도시바 메모리사업 지분 인수할까
SK하이닉스, 도시바 메모리사업 지분 인수할까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2.0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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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 제출 파악돼… SK하이닉스는 "확인해줄 수 없다" 입장
▲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문 지분 20%를 인수하기 위해 제안서를 제출했다.

SK는 지난달 23일 반도체 웨이퍼 전문업체인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 수직계열화를 이룬 데 이어 이번에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경쟁력을 갖춘 도시바 메모리 부문의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문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제안서를 지난 3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은 2조∼3조 원대로 추정된다.

지난달 도시바는 올해 3월까지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고 신설회사의 지분 20%가량을 매각, 확보한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원자력 사업에서 엄청난 손실을 낸 데 따른 대응책이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산맥을 이룬다.

D램은 PC와 서버용 등 전통적 IT 전자기기의 스토리지(저장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저장장치에 주로 쓰인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지분을 투자할 경우 D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6일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바는 낸드를 발명했으며 2D 낸드에서는 최고의 공정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투자가 늦긴 했지만 3D 개념을 고안한 것 역시 도시바였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6.6%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도시바(19.8%), 웨스턴 디지털(17.1%), SK하이닉스(10.4%), 마이크론(9.8%) 순이다.

지분 인수전에 참여한 다른 기업들은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도시바의 기존 합작사인 미국 웨스턴 디지털, 최근 수백억 달러를 투자해 낸드 공장 건설을 시작한 칭화유니가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도시바 지분 인수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SK㈜는 이사회를 열고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SK가 LG와의 '반도체 빅딜'을 통해 반도체 부문의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1년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약 3조4000억원을 투입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반도체 업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시설투자를 지속했다.

이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최근 반도체 메모리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조5000억을 기록하면서 5분기만에 '1조클럽'에 재가입했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7조원의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