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합성첨가물' 어린이 건기식, 업체 공개 왜 못하나
[기자수첩] '합성첨가물' 어린이 건기식, 업체 공개 왜 못하나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2.06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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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건강해질 것이라 믿고 몸에 좋다는 비타민과 홍삼제품을 사 먹였는데, 알고보니 화학 합성첨가물 덩어리를 먹였다.

소비자들은 분노와 불안감에 떨고 있다. 내가 먹었다고 생각해도 화가 나는데, 내 아이가 먹었다니 분노가 몇 배에 달한다.

감사원의 요구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매출 상위 10위 안에 있는 어린이용 비타민 제품 5개와 홍삼제품 5개를 조사한 결과 9개 제품에서 적게는 1종, 많게는 12종의 화학 합성첨가물이 포함돼 있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식약처가 어린이용 일반식품에 대해서는 합성첨가물을 제한하고 있지만, 비타민·홍삼·유산균 등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는 정작 별도의 사용 제한기준을 두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에 쓰인 합성첨가물이 식품첨가물 기준에 따라 사용됐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는 성인용 비타민 보다 무려 10종이나 많은 합성첨가물이 포함된 제품도 있었다.

이렇게 되자 소비자들은 분노와 함께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업체와 제품을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식약처의 입장은 이렇다. 감사원 주도의 조사결과이기 때문에 업체 명단공개에 대해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는 합성첨가물이 과도하게 함유된 제품을 피해서 구매할 수 있도록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제품이 아님에도 적잖은 금액을 지불하고 사는데는 그만한 기대치가 반영돼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점검과 관리에 나서는 모습보다 감사원의 눈치를 보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식약처의 모습이 아쉽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