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초고층건물 화재 대비책 마련해야
[기자수첩] 초고층건물 화재 대비책 마련해야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7.02.0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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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에서 지난 4일 화재가 발생해 4명의 숨졌다.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우리나라 초고층 건물이 얼마나 화재에 취약한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동탄 메타폴리스는 지난 2007년 포스코건설이 시공해 2010년 완공한 건물로 최고 66층, 4개동, 1266세대의 주상복합건물이다.

4개 동중에서도 가장 높은 동인 101동의 높이는 249m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명성과 달리 메타폴리스는 화재에 대한 대비가 전혀 마련돼있지 않았다.

2012년 3월 건축법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 초고층건물은 30층마다 피난안전구역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메타폴리스를 비롯한 시행령 개정 이전에 완공된 건물 상당수가 방독면·의약품·조명등도 없이 형식적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메타폴리스에 설치된 화재 예방 시설 상당수는 정작 사고가 발생했을 때 무용지물이었다.

불이 나면 적외선과 자외선을 센서로 인식해 경보음을 울리는 장치인 불꽃 감지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미 2014년 소방 당국이 불량으로 확인하고 교체를 당부하는 공문까지 보냈다.

그러나 ‘화재 발생 이후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는 증언이 SNS 등지에 속속 올라오면서 불량 불꽃 감지기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던게 아니었냐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피난계단과 방화 셔터 구역 등 화재 발생 시 건물 안의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 통로에 물건들이 적재돼 있어 탈출이 용이치 않았다는 점도 인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이번 기회에 전국의 모든 초고층건물의 화재 예방 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통해 좀 더 실질적인 화재 대비 시스템이 마련되길 기원한다.

[신아일보] 임진영 기자 imyou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