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테마주' 한달새 시총 3분의 2 증발
'반기문 테마주' 한달새 시총 3분의 2 증발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2.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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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종목 증발액 1조3천억원…"정치테마주의 필연적 운명"

지난주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반기문 테마주'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한 달 새 3분의 2나 증발했다.

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엔코, 광림, 성문전자, 씨씨에스 등 '반기문 테마주' 대표 7종목은 작년 12월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31거래일간 평균 66.24% 하락했다.

하락 폭이 가장 컸던 건 작년 상반기 '반기문주(株)' 열풍을 몰고 왔던 성문전자(-75.04%)였다. 1만1700원 하던 주가는 한 달 새 2920원으로 고꾸라졌다. 2000억원에 육박하던 시가총액도 48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어 지엔코(-72.35%), 씨씨에스(-69.20%), 한창(-68.69%) 순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씨씨에스는 지난 3일 약 1년 2개월 만에 '동전주' 신세로 추락했다.

이들 7개 기업의 시가총액 증발액은 모두 1조3134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2000억원에 육박하는 돈을 허공에 날려버린 셈이다.

반기문 테마주의 주가는 대체로 반 전 총장이 대권 출사표를 던지기 직전인 작년 12월 19일께 정점을 찍었다.

반 전 총장은 12월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고 지난 1월 12일 전격 귀국했다.

그러나 반기문 테마주들은 더는 날지 못했다. 반 전 총장이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펼쳤지만, 지지율은 답보 상태였고 이들 종목은 연일 하락세였다.

한국거래소가 정치테마주에 대한 집중 관리와 강력한 감시 태세를 가동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세를 조종하는 소위 작전 세력들이 몇몇 종목에서 빠져나갔다는 풍문이 돈 것도 이맘때다.

증권가에서는 반기문주(株)의 몰락에 대해 정치테마주의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과 함께 해당 기업의 주가가 이제야 제평가를 받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반기문 테마주 폭락은 정치테마주의 필연적인 운명을 그대로 잘 보여준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