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생일 오찬 때 '자화자찬' 일색… 현안 언급은 없어
朴대통령, 생일 오찬 때 '자화자찬' 일색… 현안 언급은 없어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7.02.03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시간 50분 외교안보 대화… "사드배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은 잘한 것"
▲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삼청동주민센터 앞에서 박 대통령 65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탄핵심판으로 직무정지가 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 65번째 생일을 맞아 청와대 참모진들과 오찬을 했다.

다소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생일축하 오찬이었지만,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사드배치 문제나 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문제와 관련해 "잘한 것이다. 중요한 결단이었다"라며 자화자찬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박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 등 참모진들과 함께 '칼국수 오찬'을 했다.

박 대통령이 작년 12월 9일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참모들과 식사를 한 것은 올해 1월 1일 '떡국 조찬'에 이어 두 번째다.

1시간 50분간 진행된 오찬에는 한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과 수석 전원이 참석해 화환을 선물로 건넸으며,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칼국수를 비롯해 포도주스와 한식다과가 테이블에 올라왔다.

이 자리에서 한광옥 비서실장은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시려면 무엇보다 건강하셔야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을 위하여"라며 포도주스로 건배사를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여러분께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조기대선 문제나 탄핵심판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 사드 문제로 굉장히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사드는 배치돼야 하고, 잘한 결정이다. 한미동맹에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대해서도 "반대가 많고 어려움이 컸지만 잘 처리됐다. 중요한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외에도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공무원 연금개혁, 자유학기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등의 성과를 언급하며 참모진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방한한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에 대해선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십여 일 만에 국방장관을 우리나라에 제일 먼저 보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사려 깊은 액션이 아니겠는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일본, 독일에 대해 보호무역과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로 환율정책 압박을 가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정책을 취하지 않고 한미동맹 중요성을 인식해서인지 국방장관을 먼저 보내 한미 군사협력 등을 공고히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읽었던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는 IT 선진국이고 인공지능(AI) 분야가 굉장히 발전하는 단계에서 일자리 문제의 큰 변화에 잘 대처하고 4차 산업혁명에 잘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일부 지지시민의 축하 꽃다발과 '힘내시라'는 내용의 응원 메시지,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이 보낸 '새누리 의원 일동' 명의의 축하 꽃다발을 받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또한, 중국 팬클럽 '근혜 연맹'도 한중관계 발전과 건강을 기원하는 엽서와 달력, 티셔츠를 축하 선물로 보냈고, 대통령 지지단체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은 박 대통령을 수신인으로 한 응원편지를 모아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했다.

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박 대통령 생일을 앞두고 서한을 통해 축하인사를 전했지만, 올해 시 주석의 축하서한은 없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생일 바로 다음날인 3일은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당초 특검은 일정상 2일 압수수색을 진행할 생각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생일인 점을 고려해 이날 압수수색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께 청와대에 특검보 등 압수수색 집행팀을 보내 경내 진입을 시도 중이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보안시설이라는 이유를 들어 경내 진입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현재 양측은 현재 압수수색의 방식과 범위, 대상 등을 협의하고 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