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반짝 반등, 낙관하긴 이르다
[사설] 수출 반짝 반등, 낙관하긴 이르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2.0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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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각종 악재 속에서도 우리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 증가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이 40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다. 그동안 감소세를 이어가던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일평균 수출도 2011년 8월 이후 65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이다.

수입은 18.6%가 늘어난 371억 달러, 무역수지는 32억 달러로 60개월째 흑자를 보였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선방은 단연 돋보였다.

스마트폰 탑재용량 증가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수출은 사상 최대인 64억 달러의 실적을 거뒀고, 석유화학제품은 생산능력 확대와 수출가격 상승에 힘입어 2년 만에 가장 많은 35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품목의 호조에 힘입어 나타난 수치로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단언하기 이르다.

세계적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브렉시트 여파와 중국 성장둔화 등으로 수출 회복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고, 북핵 문제로 인해 불거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반도 배치를 둘러싸고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과도 갈등을 빚고 있어 앞날이 불투명하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재협상에 들어간다면 우리 수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불확실한 대내외적 여건 속에 선방하고 있는 수출에 기대감을 걸어 볼 수밖에 없지만 반짝 반등으로는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뜻이다.

정부는 최근 수출이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산업계 일부의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업들 설비투자가 전달에 비해 3.4% 증가하는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회복 징후는 여전히 미약한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제조업 가동률은 0.8%포인트 떨어진 73%를 기록, 제조업 재고도 전달보다 0.4% 줄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도 1.2% 줄어드는 등 두 달 연속 마이너스였다.

저성장 늪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둘러싼 대내외적 여건은 최악이다. 산적한 악재에 경제 위기감 커지고 있다.

이번 수출이 반짝 상승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대응 능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미국, 영국, 중국 등 주요 상대국들의 보호무역 강화로 세계 수출시장은 부정적 요인이 더 크다.

이를 대비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 산업 구조 재편 등으로 우리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불거진 탄핵 정국으로 대통령 부재라는 내부적인 악재까지 겹쳐 있으니 마음이 조급하다. 그렇다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경제가 더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에 모처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 증가의 불씨를 살리는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속한 국정 안정이 최우선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