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대선열차에 황교안 태우나… 당내 기류변화
새누리, 대선열차에 황교안 태우나… 당내 기류변화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2.01 1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교안에 연일 ‘러브콜’… 潘 개헌연대엔 시큰둥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훈장 무궁화장 전수식에서 훈장을 수여하기 전에 마주 서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이 연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띄우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어느새 10%를 넘보는 수준까지 올라오자 새누리당 내에선 반 전 총장에게 매달릴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분위기다.

반 전 총장을 대하는 당 지도부의 태도도 설 연휴를 전후해 변화하는 모습이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반 전 총장의 개헌연대 제안에 “저런 말을 하려면 사전에 만나서 얘기한 후에 해야지 불쑥 해서 내가 할 테니까 와라. 아니 반 전 총장이 지금 의석이나 하나 가졌나. 무슨 힘을 믿고 저러시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황 권한대행에게는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인 위원장은 불과 3주 전까지 “후보도 내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그는 “이제 후보를 내도 되지 않겠나”라며 사실상 대선 체제 전환을 선언한 것도 황 권한대행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인 위원장은 “황 권한대행이 우리 당원도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보수세력이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해서 10% 정도 지지율이 나온다”며 “당연히 우리 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으면 되는 게 좋겠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이런 새누리당 내 기류 변화는 반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과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 상승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세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30일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반 전 총장의 지지도는 13.1%에 그친 반면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8.3%를 기록했다.

당내 기류변화가 반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과 함께 새누리당을 배제하는 듯한 언행도 일정부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누리당을 마치 발을 들여서는 안 되는 곳으로 여기는 듯한 반 전 총장의 태도에 서운함을 넘어 감정의 골이 파인 당 구성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반 전 총장을 보수의 후보로 고려했는데 그분은 새누리당을 절대 선택해서는 안 될 당으로 보는 듯하다”며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고 자존심 상하는 일로 생각하는 당원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것은 아니다.

인 위원장은 지난 1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새누리당에 오시는 것도 조금 늦지 않았나. 지금 마지막 막판인 것 같다”면서도 “늘 기회는 열려있다. 본인의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