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중거리 무수단미사일을 먼저 시험 발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30일 “현재 북한의 ICBM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북한은 언제라도 김정은의 결심만 있으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라고 말한 데 이어 신형 ICBM 시제품 2기를 제작한 정황이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ICBM 발사에 앞서 사거리 3000㎞ 이상인 무수단미사일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우리 군은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ICBM급 미사일인 KN-08과 KN-14는 무수단미사일 엔진 2개를 묶어 1단 추진체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은 무수단미사일을 8발 발사했지만 단 1발 성공하는 데 그쳤다.
따라서 섣불리 KN-08이나 KN-14, 새 ICBM을 발사했다가는 실패 확률이 높으므로 당장은 무수단미사일 엔진의 안정성을 시험하는 게 급선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아직 ICBM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ICBM은 발사 뒤 외기권으로 나갔다가 대기권에 다시 진입할 때 엄청난 공기 마찰로 탄두부 온도가 7000∼8000℃로 상승해 플라스마 상태가 되고 동시에 열화학반응이 진행돼 표면이 급속히 마모된다.
이때 재진입체가 대칭으로 마모돼야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
조금만 비대칭이 생겨도 목표를 크게 빗나가는데 북한이 아직은 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해 3월 스커드미사일 엔진의 화염으로 재진입 환경 모의시험을 했지만, 당시 온도는 1500∼1600℃ 정도로 추정돼 ICBM급에는 크게 못 미쳤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