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벽건설 드라이브' VS 멕시코 '정상회담 무산'
트럼프 '장벽건설 드라이브' VS 멕시코 '정상회담 무산'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1.2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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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벽건설용 20% 수입관세 부과"…니에토 "그 결정 유감·규탄"
▲ 한 남성이 26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시내에 있는 한 신문 가판대 앞에 서서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읽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건설 강행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과 멕시코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두 나라 관계가 냉각되면서 다음 주로 예정됐던 멕시코 대통령의 미국 방문마저 취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멕시코가 꼭 필요한 장벽을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을 내지 못하겠다면 향후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모임에서도 "크고 지속적인 변화를 도우라"고 촉구하면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비용 마련책의 일환으로 멕시코 제품에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파이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20% 관세 부과로 미국은 1년에 100억 달러(약 11조6700억원)를 거둘 수 있다"며 "그것만으로도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이달 31일로 예정됐던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으로 통보하며 맞섰다.

니에토 대통령은 트위터 글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이날 오전 백악관에 전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멕시코는 양국에 도움이 되는 협정에 도달하고자 미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음을 재차 밝힌다"며 여지는 남겼다.

두 정상은 미국에서 열리는 정상회담 때 무역, 이민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대화를 통해 그간 점점 심화해온 갈등을 해소할 기회를 잃었다.

미국과 멕시코는 하루 평균 16억 달러(약 1조8000억 원) 규모의 무역을 하는 교역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이민, 마약, 환경 문제 등에 대해 공조해왔다.

이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멕시코와의 불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교역국 중 하나인 멕시코와의 무역 전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때문에 양국 관계악화는 멕시코에 재앙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타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