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다가오지만… "시장 물가 부담스러워"
설 다가오지만… "시장 물가 부담스러워"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1.2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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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가격에 서민 한숨 깊어져… AI 여파 고스란히 미쳐

▲ 24일 세종시 조치원에 있는 세종전통시장이 장날을 맞아 활기를 띠고 있지만 예년보다 높아진 물가에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연합뉴스
설이 다가오고 있지만 서민들이 전통 시장에서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설 연휴를 이틀 앞둔 24일 오후 세종전통시장에서는 예년보다 높은 물가에 한숨을 쉬는 서민들이 많았다.
 
정육점에서 한우를 사려던 아주머니는 가격만 묻고 그냥 돌아섰고 10뿌리가 채 되지 않는 달래 한 소쿠리가 3000원이라는 말에 너무 비싸다는 듯 탄식을 내뱉는 중년 남성도 있었다.
 
세종시에 사는 강순희(58)씨는 "제사용품을 준비하려 재래시장이 좀더 싸지 않을까 해서 왔는데,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생선 몇 가지만 샀다"고 말했다.
 
방앗간 주인은 가래떡을 뽑는 와중에도 연신 가게 밖을 내다보며 손님이 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따끈따끈한 가래떡보다는 한 팩씩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떡집 주인은 "이제는 제사용 편을 한 말씩 많이 하지 않고, 명절 전날 조금씩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오이는 개당 1000원에서 1500원까지 하는 곳도 있었고 쪽파는 한 단에 6000, 밤고구마는 4개에 5000, 시금치는 한 근에 4000, 양파는 6개에 3000원 하는 등 채소 값이 특히 많이 올랐다.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윤 모(63·)씨는 "오이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다 보니 기름 값 때문에 많이 올랐다""다른 채소는 생각만큼 많이 오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는 전통시장에서도 여파를 미치고 있었다. 제사용 생닭을 파는 곳은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였다.
 
연신 동그랑땡과 동태전을 부쳐 내던 반찬가게 주인 차은희(51·)씨는 "내일부터는 좌판을 넓혀 본격적으로 명절을 준비할 계획"이라며 "AI 여파로 계란 값 인상 때문에 가격을 올린 곳도 많지만 우리는 그대로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전부터 거래해오던 계란 도매상이 있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고, 동그랑땡에 들어가는 고기도 직접 다져서 쓰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비결을 전했다.
 
차씨는 "불황 때문에 점점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손님들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한다면 매출을 올리는 일이 그리 어려운 것만도 아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